•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 출신의 한나라당 김정권 의원이 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노무현 대통령께, 고향 후배가 드리는 고언’이라는 제목의 편지글을 통해 노 대통령의 ‘낙하산 인사’에 대한 따끔한 ‘충언’(?)을 쏟아냈다. 노 대통령이 지난 3일 방송사 인터뷰에서 “정치권에서 오면 다 낙하산이다. 대통령도 낙하산”이라면서 ‘코드․낙하산’ 인사 논란 제기에 대한 불만을 쏟아낸데 대한 고향 후배로서의 점잖은 충고였다.

    김 의원은 “(대통령의) 답답한 심정이야 이해하지만, 왠지 이런 주장이 공허하게 들린다”면서 “인재를 밖에서 데려오거나 임명하더라도, 적재적소에만 배치한다면 낙하산이라고 무조건 비판할 사람 아무도 없는데 그것을 모를 리 없는 대통령께서 자신을 포함시키면서까지 ‘낙하산’을 합리화한다면, 인사난맥상의 본질을 흐리려는 의도로 의심받을 일”이라고 고언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도 낙하산’이라는 노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대통령께서는 자신이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인물이라 생각하느냐”면서 “대통령은, 굳이 비유하자면 국민들이 동력이 되어 준 ‘엘리베이터’일 수는 있지만 낙하산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어 “사실 이 정부는 ‘코드 인사’ ‘보은 인사’ ‘명함용 인사’ ‘낙선 배려인사’ ‘돌려막기 인사’ ‘회전문 인사’같은 인사와 관련한 신조어를 가장 많이 생산해 낸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고 운을 뗀 뒤, “그러나 가장 많이 회자되는 ‘코드 인사’조차도, 대통령이 추구하는 국정목표나 ‘정권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서도 어느 정도는 필요한 일이지만 왜 대다수의 언론이, 수많은 전문가와 국민들이 코드인사를 비판하고 반대하는지, 생각해 보셨느냐”면서 “코드 인사가 문제가 아니라 그 인사의 적합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편협하기 짝이 없는 오직 한 가지 원칙만 있는 것이 이 정부의 인사라고 평가한다면, 지나친 비판이라 여기시겠느냐”며 “능력도 경력도 볼 것 없이, 단지 ‘내 사람’이면 중용한다는 ‘외눈박이 잣대’, 그것도 모자라서 윗돌 빼서 밑돌 받치는 식의 숨 가쁜 돌려막기까지 벌어지니, 국민들이 어지럼증을 느낄 지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드’만 보고 자질검증을 소홀히 해 단명장차관을 양산했으니 국정 난맥상은 불 보듯 하고, 극소수의 386들을 전지전능한 초능력자라도 되는 듯 이 자리 저 자리 마구 맡기는 터에 ‘전문성’이니 ‘적재적소’를 기대하는 것도 허황된 일”이라고도 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국민들은 미래에 존경받을 대통령이 아니라 지금, 오늘 존경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는 점을 잊지말라”면서 “초심으로 돌아가시라”고도 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께서는 취임사에서 ‘반칙과 특권이 용납되는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인사(人事)에서부터 ‘반칙과 특권’을 삼가야 한다. ‘원칙’을 지켜서 ‘신뢰’받는 인사,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 측근들에게 ‘집중’하는 인사가 아니라 탕평인사를 통해 ‘분권’과 ‘자율’을 실현하시라”고 했다. 그러면서 “임기를 마치고 귀향하시는 날, 환하게 웃으며 찾아뵙고 인사드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