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이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둘러싸고 ‘적전분열’ 양상으로까지 치달아 귀추가 주목된다. 당내에서 사학법 재개정 찬성 목소리가 확산되자, 급기야 김근태 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가 소속의원들의 ‘의견자제’를 공식적으로 요구하는 데까지 나아갔기 때문이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사학법 재개정 문제와 관련 당내 일각에서 찬성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는 데 대해 “개별의견이 언론에 부분적으로 소개되는데 당론은 분명하다”며 “신중해 달라”고 사실상 ‘경고’ 수준의 메시지를 던졌다. 김 의장은 “국민들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라고 아우성인데, 이 문제로 여야가 허송세월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사학법에 대한 당의 기본 입장은 ‘불변’임을 분명히 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개방형 이사제 변경 불가’라는 당론에 변경은 없다”면서 사학법 재개정 필요성을 언급하는 당내 일각의 목소리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었다. 이어 “당론과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전혀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일부 의원들이 사학법 재개정 필요성 발언을 한)상황을 보면 지역구 목사가 여럿 모여서 해당 지역구 의원을 초청한 자리에서 한 것”이라면서 “(이에 대해)지역구 의원들이 상당한 부담을 가진 것이 사실이고 그 자리에서의 답변을 가지고 새롭게 당론과 배치되는 입장이 등장하는 것처럼 생각할 필요는 없다”면서 사학법 재개정을 둘러싼 당내 논란을 차단하려 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의 이같은 입장에 모든 의원들의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 소속 의원들은 7일 오전 여의도 모처에서 조찬회의를 갖고 사학법 재개정에 대한 입장을 최종 확정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또 이날 회의에서 개방형이사제의 핵심 골간인 사학재단의 이사정수 비율 축소 문제도 전향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안개모 소속 한 의원측은 “사학법 재개정 문제가 현안으로 떠올랐으니 7일 회의는 사학법 재개정 논의가 주를 이룰 것으로 안다. 의원 1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안개모 소속 대다수의 의원들은 사학법 재개정에 찬성 입장이다. 일부 안개모 소속 의원들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학법 때문에 민생법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국민은 여야를 구별하지 않고 비난할 것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재개정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사학법 양보하고 민생법안 양보 받아내는 게 좋다’는 등의 입장을 내놓았다.사학법 재개정 찬성의 목소리는 최근 김혁규 의원이 “당의 입장이나 체면은 국민 지지로 확보되는 것이지 ‘법안 절대 수정 불가’라는 완고한 원칙으로 지켜지지는 않는다”고 말한 것을 시작으로 안개모 회장인 유재건 의원이 “작년 말 통과된 개정사학법은 위헌 소지가 많다. 사학 건학이념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재개정돼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이제는 손질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얘기하는 증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사학법 재개정 찬성 의견이 확신되는 분위기가 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