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파시즘’ 발언에 '뭐라고'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의 소위 ‘파시즘’ 발언을 놓고 정치권의 파문이 예고되고 있다.

김 의장은 29일 오전 ‘뉴딜’ 행보의 일환으로 참여연대를 방문해 정책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서 5․31 지방선거 참패 원인을 언급하면서 “서민경제가 안 좋은 것이 5.31 지방선거에서 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심판을 받는 이유가 됐다”고 설명하면서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지난 1930년대 대공황 전후에 유럽에서 파시즘이 대두했던 것처럼 그럴 수 있는 위험성이 우리 사회에도 있고 그것의 일부가 5.31 지방선거에 표현된 게 아닌가하는 우려를 갖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달리 얘기하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데, 이 현상은 우리 모두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데, 정치적인 발언을 시작한 것이다. 저희가 보기엔 이른바 ‘냉전 수구세력 대연합’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생각한다. 매우 위험한 상황이고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말했는데, 이를 놓고 정치권의 반응이 심상치 않은 모양새다.

당장 한나라당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과 함께 불쾌한 입장을 내보이고 있으며 열린당 내부에서 조차도 ‘(김 의장의 발언은)적절치 않았다’는 등의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열린당의 주요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만나 “(김 의장의 발언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파시즘이라는 소리인데…”라며 다소 당혹해 하는 모습을 내보이면서 “왜 이런 말을 했는지…”라면서 말끝을 얼버무렸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김 의장이) 너무 나갔다”며 표현상에 부적절성을 지적하면서 김 의장 발언 확산을 우려하는 모습을 내비쳤다.

아울러 한나라당은 김 의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어이 없다’ ‘기가 차다’는 등의 반응을 내보이면서 상당히 불쾌하다는 분위기다.

나경원 대변인은 김 의장의 이날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묻자 “입이 딱 벌어지는 소리”라면서 어이 없다는 식의 반응을 내보이면서 “아직도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실정에 대한 반성이 전혀 없다”면서 집권 여당의 의장으로서의 이날 발언에 대해 불쾌한 입장을 여과없이 내보였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심판할 것”이라면서 아직도 지방선거 참패와 낮은 당 지지율에서 헤매고 있는데 따른 제대로 된 원인분석도 못하고 있는 열린당을 ‘안타까워’(?)했다.

나 대변인은 또 “정기국회를 앞두고 산적한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여야가 힘을 합쳐야 하는 상황에서 집권여당의 의장이 왜 찬물을 끼얹느냐”면서 발언 시기의 부적절성도 지적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도 김 의장의 이날 발언에 대해 “파시즘이 아니라 실패한 아마추어 포퓰리즘이 문제”라면서 강력 발끈했다.

민주당 김정현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김 의장의 파시즘 우려 발언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면서 “5.31지방선거에서 국민은 실패한 노무현정권에 대한 심판을 내렸다. 아마추어, 얼치기 포퓰리즘 정권에 대해 정신 차릴 것을 경고하는 수준을 넘어 아예 퇴출명령을 내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어 “김의장 말대로 냉전수구세력의 대연합이 본격화돼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면 이 같은 상황을 조성한 것은 전적으로 노무현 정권의 책임”이라면서 “정작 민주세력을 오늘의 지경으로 몰아 넣은 것은 노무현정권과 열린당이라는 것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김의장은 민주세력을 분열시키고 위협에 빠트린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역사 앞에 무한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