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친노(親盧)직계 의원들의 물밑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김근태 의장과 노무현 대통령간의 이상 기류 조짐과 맞물려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친노직계 의원들이 이슈몰이를 통한 재결집에 나선 것 아니냐”는 당내 분위기다. 노 대통령의 최측근 안희정씨의 광복절 특사와 더불어 이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은 최근 차기 여권의 대선 후보 선출 방식과 관련한 완전개방형 국민경선제 방식(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위한 당내 분위기 조성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잇단 선거 참패에 따른 ‘선(先) 자강론’에 방점이 찍혀있다고는 하지만, 노 대통령이 지난 6일 당 지도부와의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서 ‘외부선장론’을 언급한 직후 이들의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점에서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10%대의 저조한 당 지지율과 차기 대선 후보군의 경쟁력 부재에 따른 고육책적 성격이 강하지만, 완전개방형 국민경선제 도입 자체가 대선 후보 선출 방식 문제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외부 인사 영입을 위한 유인책으로 고건 전 국무총리 등의 영입 등을 겨냥한 정계개편 가능성까지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움직임이 종국에는 연말 이후의 정계개편을 겨냥한 포석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노 대통령의 비서관 출신인 백원우 의원은 14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고 전 총리 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봉사할 의지가 있는 모든 정치 세력이 이 공정한 룰(오픈프라이머리)에 동의한다면 참여가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고 전 총리 영입 문제 등을 감안한 완전개방형 국민경선제 도입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향후 정계개편까지도 감안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이들은 16일 여의도 모처에서 별도 모임을 갖기로 한 것으로도 전해지고 있다. 완전개방형 국민경선제 도입 등을 위한 분위기 조성 및 세부적 논의와 함께 정계개편 등 향후 정치지형 변화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리에는 또 최근 사면․복권된 안희정씨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에 앞서 지난 주말 노 대통령과 만찬을 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당․청간 이상 기류와 맞물려 노 대통령이 취소한 것으로도 전해지고 있다. 만찬과 관련, 친노 직계 한 의원은 당시 뉴데일리와 만난 자리에서 당내 기류를 의식한 듯 “그런 사실을 들은 적이 없다. 이광재 서갑원 의원에게도 물어봤는데, 자신들도 모른다고 했었다”면서 친노 직계 의원들과 노 대통령과의 만찬 예정 사실 자체를 강하게 부정했었다.

    더불어 안희정씨의 행보도 이들의 움직임과 맞물려 눈길을 끌고 있다. 친노 직계 의원들은 지난달 초 유럽을 방문, 독일 프랑스 등의 유력 정당을 둘러보고 주요 정당의 정치·정당개혁 노력과 당원관리 방식, 당내 계파간 의견수렴 과정과 독일의 정당간 대연정 논의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본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당시에도 안씨가 이들과 함께 갔던 것으로 전해졌었다. 안씨는 지난달부터 일단의 행보가 언론에 노출되면서 최근의 정치 상황과 맞물려 ‘모종의 움직임에 나선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었다. 그는 최근 청와대 정무수석직에도 거론되고 있다.

    현재 열린당 내 대표적인 친노직계 의원으로는 이광재 이화영 서갑원 백원우 윤호중 의원 등이 있으며 이들은 당내 의정연구센터(의정연)를 통해 활발한 물밑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