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권 내 차기 대선주자 문제와 관련한 노무현 대통령의 이른바 ‘외부선장론’ 발언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정인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다’라는 게 여권 내부의 대체적인 시각이지만 적잖이 촉각은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당장 열린우리당내 일각에서는 고건 전 총리를 주목하고 있다. 오는 28일 고 전 총리 주도의 ‘희망한국국민연대(희망연대)’가 공식 출범을 예고한 상황인데다가, 희망연대 출범을 기점으로 고 전 총리의 대선레이스도 본격화할 것인 만큼, 열린당 내 ‘반노(反盧)’기류 확산과 맞물려 모종의 모멘텀이 마련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특히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인선 등 인사권 문제로 야기된 당․청간 갈등 구조가 6일 청와대 오찬 간담회로 봉합됐다기 보다는 새로운 불씨로 재발할 잠복수준에 그쳤다는 점과, 5․31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내 ‘반노’기류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 대통령의 ‘탈당 불가’ 방침이 당내 ‘반노’진영에 모종의 움직임을 자극하는 기폭제로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기적으로도 연말연초에 맞춰져 있는 정치권의 정계개편 논의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본격적인 물밑접촉이 이뤄져야 하지 않겠느냐는 설명이다.

    일단 고 전 총리측은 노 대통령의 ‘외부선장론’ 발언에 일절 의미 부여를 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시기적으로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는 반응이지만, 노 대통령의 던진 화두인 ‘외부선장론’ 발언 논의가 열린당 내에서 향후 어떻게 진전될 지 여부에는 귀를 기울이는 표정이다. 이미 특정 정당과의 연계 여부에 대해 선을 그은 고 전 총리인 만큼, 열린당내 ‘반노'진영의 움직임이 결국 정치권의 정계개편의 신호탄으로 작용될 공산이다.

    고 전 총리의 한 핵심 측근은 7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고 전 총리는 그(노 대통령의 ‘외부선장론’)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면서 “할 말이 아무 말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화두를 던져 놓은 것이니까, 일단은 열린당에서 어떻게 진전시키는가를 지켜보면서 결정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노 대통령의 ‘외부선장론’ 발언이 열린당 내부에서 어떤 파장을 불러오느냐에 따라서 고 전 총리의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동시에 정치권 전체의 구도에 변화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핵심 측근은 또 “지금까지 총리는 늘 일관되게 현재 특정정당에 입당한다거나 특정정당과의 연계는 없다는 입장”이라면서 “이런 측면에서 생각하면 (고 전 총리의 향후)방향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헤쳐모여식의 정계개편이나 열린당 내 ‘반노’ 진영을 중심으로 한 일부 의원들의 탈당 등 모종의 움직임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고 전 총리는 현재 자신의 싱크탱크그룹인 ‘미래와경제’의 소속 학자들과 주요 사안에 대한 워크숍을 진행중이며 오는 9월부터는 ‘실용주의 리더십’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대학특강에도 나설 예정이다. 젊은 유권자들에 대한 접촉을 넓히겠다는 의도도 엿보이고 있다. 

    한편 노 대통령은 6일열린당 지도부와의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서 “열린우리당은 큰 배다. 선장이 지금 눈에 보이지 않더라고 해서, 선장이 없더라도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바깥에서도 선장을 데려올 수가 있다”면서 여권내 대선후보 외부영입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