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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이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조짐은 7․26 재보선 서울 성북을 결과와도 맞물리면서 당내 호남 출신 의원들의 급격한 동요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자칫 민주당발(發) 정계개편에 휩쓸릴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는 당 안팎의 우려감이 일고 있다.
27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한사연)의 정당지지율 조사 결과(전국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25일 실시,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3.7%P)에 따르면, 열린당은 광주·전라 지역에서 18.9%의 지지율을 얻는데 그쳤다. 2주전 조사 때(7월 11일)의 35.1%와 비교하면 무려 16.2%P나 추락하는 등 하락 폭이 급속도로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호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고 있는 민주당은 20% 중반대의 지지율(26.6%)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이번 조사 결과만을 놓고 본다면 열린당에 7.7%P 앞서면서 호남지지세를 확실히 굳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사연은 “7․26 재보선에서 ‘반 열린당’성향을 보여온 조순형 후보의 선전이 언론에 부각되면서 호남지역에서의 열린당 지지도가 크게 빠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조 후보의 선전이 열린당의 전통적 지지층 이탈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서울 성북을 보선에서도 이런 결과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게 당 안팎의 설명이다. 애초 열린당세가 강한 지역이었지만 ‘반 노무현’ 정서에 따른 심각한 민심 이반으로 결국 조 후보에게로 열린당의 전통적 지지층이 이동했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수도권의 호남출신에게도 이어져 열린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을 민주당에 내줄 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일면서 당 안팎의 불안은 증폭되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 5․31 지방선거 직후, 당 안팎에서는 ‘지방선거 기간이 며칠만 더 길었으면 전북 지역도 민주당 손에 들어갔을 수 있다’는 등의 말이 나오기도 했었다. 특히 이런 상황이 조 후보의 당선으로 민주당발 정계개편 전망이 한층 가시화되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열린당 내 호남출신 의원들 사이에 동요가 일어나 이들의 열린당 이탈을 통한 ‘헤쳐모여’식 정계개편이 급속히 도래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열린당은 이래저래 전전긍긍한 모양새다. 7․26 재보선 전패 수모에다 향후 정계개편에서도 ‘객체’로 전락한 상황에서 집토끼마저 잃을 판이기 때문이다. 열린당 내 호남의원들의 움직임에 정치권의 촉각이 곤두서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