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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국무회의석상에서 이종석 통일부 장관의 ‘대미 비판’ 발언을 적극 두둔하고 나선 것과 관련해 열린우리당 내에서조차 ‘할 말을 잃었다’는 당혹스런 표정이 역력한 가운데, 방송인 손석희씨도 공개적으로 ‘당혹감’을 호소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손씨는 26일 오전 자신이 진행하는 MBC 라디오 시사프로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노무현 대통령 발언으로 촉발된 참여정부의 대미 외교 논란‘이라는 주제로 이화영 열린당 의원과 정문헌 한나라당 의원간의 토론을 진행하기에 앞서, 공개적으로 “열린당에서 노 대통령을 두둔하는 의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이번 논란과 관련한 열린당 의원 섭외의 어려움을 이례적으로 토로했다.
손씨는 이어 다소 힘찬 목소리로 “이화영 의원을 찾았다”면서 방송을 시작했는데, 전화로 연결된 이 의원은 현재 자신이 머물고 있는 곳이 미국이라고 소개했다. 노 대통령을 두둔하는 열린당 의원을 찾기 위해 미국에 있는 이 의원에까지 섭외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손씨는 이날 방송이 어렵게 이뤄진 것임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 의원은 이 장관의 발언과 이를 두둔한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우리 장관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발언이고, 대통령의 지적도 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쪽의 반응은 전혀 없으며 여기와서 보니까, 한국에서 (논란이)증폭되는 것이 이상한 일 처럼 (미국사회에서는) 비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우리나라 장관의 발언에 대해 미국 사회에서는 아무런 파장도 반응도 없고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견해의 하나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것이 외교적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미리 예단을 하고 그 예단에 따라 막 그 문제를 비판하고 하는 이런 현상들이 매우 아쉽고 부적절하다”고도 했다.
이 의원은 “앞으로 우리 나라 장관들도 미국과 관련된 발언에 대해서 수위를 더욱 높여야 할 것”이라면서 “분명하게 우리의 정책적 입장을 더 솔직하고 당당하게 얘기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손씨가 이 의원 섭외에 나선 이유가 명확히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이에 대해 상대 토론자로 나선 한나라당 정문헌 의원은 “노 대통령의 이 장관 옹호 발언은 장관이 국회의원에게 논리적으로 많이 당하고 나온 것에 대해 대통령이 기분이 나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에 대해 장관들에게 ‘잘하라’고 질책한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노무현답다’는 생각과 함께 (발언의 파장에 대해)큰 의미가 있겠느냐. 뭐 한두번 있던 일도 아닌데…”라고 의외로 ‘담담한’(?) 입장을 내보였다.
정 의원은 이어 “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기존의 다 악화될 때로 악화된 한미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것도 없고 특별히 의미를 부여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문제는 이렇게 현상을 제대로 진단 못하는 정부가 향후 어떤 처방을 내놓을까 대해서는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정 의원은 “한미간 협조관계는 사실상 외교적 수사를 빼놓고 전혀 안되고 있는게 현실이고, 미국측에서는 이 정부에 대해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반응”이라면서 미국의 기류를 소개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이 장관의 ‘대미 비판’ 발언에 대해서도 “장관 정도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발언이) 가져올 파장을 생각해야 하는데 그러한 고려가 없다는 점에서 경솔했다”면서 “장관이 큰 시각에서 동북아 전체판을 국제사회의 전체판을 들여다보는 통찰력을 가진 인사로서의 조율해 가는 모습이어야 하는데, 북한전문가로서 북한적 상황만을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외교라인이 반드시 교체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