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라이트전국연합(이하 전국연합) 상임의장인 김진홍 목사와 공동대표인 유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최근 7.26 재보궐 선거에 나선 민주당 조순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한데 대해 뉴라이트 진영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논쟁의 발단은 자유주의연대의 홍진표 집행위원장이 “조 후보는 뉴라이트 운동과 관련없는 인물”이라며 의문을 제기한 데서 비롯됐다.
홍 위원장은 23일 자유주의연대가 만드는 웹진 뉴라이트 닷컴(www.new-right.com)에 ‘김진홍 목사의 조순형 지지 의문’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김 목사는 조후보 지지가 개인적 차원이라고 말하지만 조직의 수장이 공직선거에서 공개적으로 특정당의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그 조직의 정치행위로 볼 수 밖에 없다”며 “‘뉴라이트’라는 브랜드를 내건 정치적 영향력 행사이며 그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국연합에 있어서는 최초의 본격적인 정치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김 목사의 조 후보 지지는 그 동기나 명분, 기대효과 등이 단순 명쾌하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맹점이 있다”며 “만약 조 후보가 무소속이고 뉴라이트 운동과 연계가 있는 인물이라면 설명이 무척 쉬워지는데, 그 둘 다 전혀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 후보 지지는 조 후보와 민주당을 분리하려고 아무리 애써도 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민주당 지원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 이 대목에서 뉴라이트가 왜 하필 민주당에 접근하는지 국민들은 의문과 혼란을 느낄 것”이라며 “일반인들이 자유주의연대, 뉴라이트재단 등과 전국연합을 거의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뉴라이트 일반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홍 위원장은 유 교수가 웹진 ‘프리존’에 조 후보의 지지글을 게재한 데 대해 “유 교수는 ‘국가 정통성에 대한 가치관 확고’, ‘청렴 강직’, ‘탄핵 주도’ 등을 열거하며 조 후보의 지지를 선언하고 있는데, 뉴라이트 핵심적인 문제 인식인 자유주의와 세계주의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며 “민주당 소속을 애써 배제하고 순수한 인물론적 접근으로 조 후보를 지지하더라도 뉴라이트의 정체성과 부합하는 확실한 요소를 갖지 못하면 명분을 갖기 어렵고 뉴라이트 운동 지지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유 교수의 글과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해 보면 조 후보가 탄핵의 주역이었기 때문에 조 후보를 당선시켜 노 정권에 큰 타격을 가한다는 것이 전국연합이 내세우는 핵심 명분으로 보인다”며 “탄핵 주도자들이야 총선 패배라는 이적행위를 했다는 오명을 벗으려고 체면상 ‘탄핵의 정당성’에 집착하겠지만 뉴라이트를 내걸고 있는 세력이 여기에 장단을 맞출 필요가 있을까”라고 했다.
이에 대해 유 교수는 이날 정치웹진 프리존에 올린 ‘피가로, 홍진표, 릴리의 의문에 대한 답변’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자유주의연대가 표방하는 뉴라이트와 전국연합이 표방하는 뉴라이트의 차별성을 지적했다.
유 교수는 “자유주의연대는 ‘뉴’라는 말에 방점을 두는 반면, 전국연합은 ‘라이트’라는 말에 방점을 둔다. 뉴를 강조하면 올드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게 되지만 라이트를 강조하면 레프트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게 된다”며 “이 문제는 뉴라이트 운동이 출발할 때부터 쟁점이 돼 결국 자유주의연대와 전국연합이 딴 살림을 차리게 된 중요한 배경”이라고 구분지었다.
그는 “이런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홍 위원장이 ‘라이트’에 방점을 둔 전국연합의 김진홍과 유석춘이 정통보수의 대표인 조순형 후보를 지지하는 까닭을 묻는 것은 또 다른 목적을 숨기기 위한 정치적 술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자유주의연대 집행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전국연합과 한나라당의 내부인사, 그것도 극히 제한된 내부 인사만이 알 수 있는 공천신청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 것은 공개질의라는 형식을 빌린 일종의 공개음해 행위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김 의장과 내가 조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그가 우파세력 내에서 가지고 있는 상징성 때문”이라며 “조 후보는 ‘대한민국의 정체성’ 기준에서 노무현 정권의 문제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자질과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우파는 물론이고 민주당과 열린당의 우파도 뭉쳐야 좌우 대립이 될 2007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이런 기준에서 ‘성북을’의 한나라당 후보 최수영보다 민주당 조 후보가 보다 크고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