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은 24일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열린당 정대철 고문으로부터 ‘헤쳐모여식’ 신당창당 제안을 받고 이를 수락했다고 밝힌 데 대해 ‘민주당발(發) 자가발전’으로 일축하면서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내보였다.

    문제가 된 한 대표의 발언은 열린당 정 고문의 발언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열린당 내 분위기를 전하면서 열린당 내 일부 의원들의 탈당과 함께 민주당 중심의 정계개편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지만 열린당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소리”라는 단호한 입장이다.

    전북 출신의 열린당 소속 한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만나 “(‘헤쳐모여식’ 신당창당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일고의 가치도 없다”면서 “그 두 사람이 만나서 ‘으쌰으쌰’ 한다고 해서 정계개편이 되는 것이냐”며 한 대표와 정 고문의 만남 자체를 폄훼했다. 그는 “두 사람이 자꾸 과거가 생각나나 본데, 과거식으로 한번 건드려 놓고 어떻게 해 볼 심산인 것 같은데, 그게 공작정치지…”라며 발끈했다. 이 의원은 또 “정계개편은 ‘반한나라당’ ‘범민주개혁세력대연합’이라는 큰 틀에서 자연스러운 논의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정대철 고문과 가까운 한 의원도 “현 상황에서 민주당 중심의 정계개편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한 뒤 “지금은 ‘반한나라당세력’ 연합, 범민주개혁세력대연합이 중요하지, 누가 정계개편을 주도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계개편 논의가 진행되더라도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의 그림이 그려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 고문의 ‘헤쳐모여식’ 신당창당 제안 발언에 대해서도 “(정 고문의 발언은) 열린당 민주당과 고건씨 등 ‘반한나라당세력’ 연합이 중요하다는 차원의 언급이었을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열린당에 서운한 감정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렇게야(민주당 주도의 정계개편) 되겠느냐”고 했다.

    이와 함께 호남 출신의 한 초선 의원도 “(민주당) 의원이 몇이나 된다고 정계개편을 주도하겠느냐”면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여러 가지 생각은 할 수 있겠지만, 열린당 의원 일부 탈당(헤쳐모여식)은 없을 것이며, 정계개편이 이뤄지더라도 열린당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자다가 웬 봉창을 두들기는 소리냐’는 설명이다. 

    열린당 허동준 부대변인도 이날 공식 논평을 통해 “(한 대표는) 지방선거 전에도 정계개편 발언을 하고 이번에도 7.26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선거만 끝나면 사라질 정계개편 이야기를 또 다시 시작했다”면서 “국민들은 식상해한다. 선거 때만 제기되는,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방식의 정계개편론에 열린우리당은 관심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 대표는 이날 라디오 시사프로에 연이어 출연, 최근 열린당 정 고문이 요청해와 만났다면서 ‘’정기국회 전이라도 의기투합하면 ‘헤쳐모여식’ 신당창당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탈당해야 헤쳐모여식의 재창당도 있는거 아니냐 이랬더니) 그것은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역으로 우리가 탈당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등 당시 만남에서 나온 정 고문의 발언내용을 소개하면서 “정 대표가 ’헤쳐모여식‘의 신당창당을 제안했다. 그래서 나도 그 원칙에 찬성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헤쳐모여식’의 그런 얘기가 정치발전에 도움이 될 경우 민주당의 정체성 정통성 역사성 등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당명을 바꾸는 것을 포함해서 민주당도 고려할 수 있다는 얘길 분명히 (정 고문에게)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