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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잣대로만 대통령평가안돼"

입력 2006-06-12 14:04 | 수정 2009-04-28 14:44

“한국은 지금 1차 세계 대전 이후에 완전 후진국으로 전락한 아르헨티나와 똑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전쟁 전에 독일 같은 수준이었던 아르헨티나가 지금의 노무현 정부에서 나타나는 포퓰리즘에 빠져 경제위기에서 완전히 헤어나올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는 점을 교훈 삼아야 합니다”

이승만 대통령부터 김대중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역대 우리나라 대통령의 공적을 조명한 ‘대통령과 국가경영’의 저자 김충남 박사의 나라에 대한 진심어린 걱정이다. 

세계가 놀랄 정도로 단기간에 경제적 성공을 이룩하고 민주화까지 달성했다고 자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에는 아직도 지도자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이 없다. 대부분의 역대 대통령들이 전임 대통령에 대해 정략적 차원에서 깎아내리기에 급급했고 급기야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와 그의 지지세력인 386운동권들은 자신들의 오만과 독선으로 역사를 뒤집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들 또한 외교, 안보, 경제, 정치를 아우를 수 있는 힘있는 지도자를 염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과거의 지도자를 독재자라는 이름에 가둔 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율배반적 태도를 보이는 데 익숙해져 있다. 

뉴데일리는 노 정권의 역사뒤집기에 뉴라이트를 비롯한 지식인 그룹과 보수 언론, 행동파 우익세력에 맞서고 있는 가운데 역대 한국 대통령의 공과를 긍정적 시각에서 평가하는 방대한 분량의 저서를 출간한 '대통령학 전문가' 김충남 박사를 특별히 초대했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정부시절 청와대에서 비서관으로 근무하기도 한 김 박사는 개인일정으로 일시 방한했으며 지난 10일 하와이로 돌아갔다.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로 사이비 진보 정권의 허점을 고발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유석춘 연세대 교수가 지난 8일 뉴데일리 사무실에서 2시간여에 걸쳐 김 박사와 대담을 가졌다. 유 교수는 뉴데일리 객원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유석춘 = 이번에 ‘대통령과 국가경영’이라는 저서를 내셨다. 이 책의 기본적인 의의를 설명한다면.

김충남 = 우선 한국의 지난 50년간의 변화와 발전을 국내외에 긍정적으로 소개한다는 데 그 취지가 있다. 우리나라는 무역국가이자 세계에서 10위권에 드는 OECD국가다. 2차 대전 이후 정부를 수립한 나라 중에서 성공한 소수 그룹에 해당된다. 그런데 해외에 나가서 느낀 점은 아직도 한국을 제대로 소개하는 책이 없다는 것이었다. 한국을 아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책들이 교재로 사용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두 번째는 북한과 김일성 연구를 한 서대숙씨가 ‘남한에는 신통한 지도자가 없다’는 말을 했다. 그 말은 즉 거꾸로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북한에는 신통한 지도자가 있다는 말인데 신통한 지도자가 있는 북한은 빈곤문제를 해결 못하고 국민의 자유가 없고 파멸 지경에 놓인 반면, 신통한 지도자가 없는 한국은 자유와 풍요가 넘친다. 이런 아이러니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의문이 들었다. 세계에서 알아주는 발전을 이룩했는데도 국내에서는 '우리는 실패한 역사를 가졌으며 지도자는 전부다 잘못됐다'고 평가하더라. 

지도자를 평가하는 기준을 다시 정립해서 왜 한국이 성공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하는 차원에서 책을 썼다. 그래서 책 제목은 '대통령과 국가경영'이지만 사실은 대한민국 수립 후 현재까지 대한민국 역사를 제대로 정립하는 데 중점을 두고 그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발전 과정을 통해 어떻게 오늘에 이르렀는가를 정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유석춘 = 외국에서 객관적으로 보면 한국은 성공한 국가인데 국내에서는 역대 대통령, 특히 우리나라의 성공을 이끌어 낸 대통령들의 지도력에 대한 평가가 굉장히 인색하고 평가하는 기준 자체를 잘못 하고 있다는 얘기를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을 중요하게 생각했는가.

김충남 = 그 시대의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한 지도자라면 높이 평가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잣대만으로 지도자를 평가한다면 공정하지 못하다. 문제는 왜 역대 대통령들이 부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느냐인데 첫 번째 이유가 선진국 기준을 맹목적으로 적용했다는 것이다.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 가서 미국식으로 통치할 수 없는 것처럼 상황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는 접근방식이나 리더십이 달라야 한다. 마찬가지로 개발도상국에 선진국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다. 

두 번째 이유는 군사독재, 즉 쿠데타를 통해 집권해서 정통성 문제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한국의 문화와 전통에는 군 출신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세 번째는 지역감정에 의한 편견, 네 번째는 정통성을 강화하기 위해 과거 정권은 무조건 비판 청산하려는 과정들이 되풀이 되면서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 적극적 지도자이지만 문제 해결능력 없어”

지도자를 평가하는 기준은 리더가 소극적이냐 적극적이냐 하는 요소와 관리능력 즉 문제해결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가 관건이다. 선진국에서는 소극적 지도자도 괜찮은 지도자가 될 수 있겠으나 개도국은 자원이 부족하고 장애요소나 어려움이 너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부적절하다. 특히 노태우, 최규하 전 대통령처럼 소극적인 지도자는 우물쭈물 하다 밀리고 끌려가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는가. 

아무리 적극적이고 비전과 용기가 있는 지도자라도 개도국의 리더는 무에서 유를 창출해야 하는 문제해결능력이 있어야 한다. 적극적이면서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 사람은 성공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그런 타입이다. 반면 김영삼 전 대통령은 굉장히 적극적이지만 문제 해결 능력이 없기 때문에 좌절형 지도자로 분류했다.

유석춘 =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단편적으로 생각했던 것을 굉장히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특히 노무현 정부는 적극적이긴 한데 문제해결 능력이 없어서 현 국정이 엉망진창이 됐다. 국내에서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성공 역사를 평가하는 기준이 너무 선진국의 발달된 상황으로 과거의 우리가 발달되지 못한 상황을 평가한 게 문제였다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 군사독재 부분의 정통성 취약을 너무 심각하게 필요 이상으로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지역감정에 의해 대통령 평가가 훼손됐으며, 과거 청산을 하는 데 집착해서 역대 대통령을 올바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지적인데 다 공감한다. 특히 군사 독재 부분에서, 쿠데타를 한 것은 사실이나 그 후에 다 군복을 벗고 출마를 했고 민간선거에 의해 당선이 됐는데 이를 군사 정권이라고 볼 수 없지 않은가.

“문제해결 능력 있는 세력이 결국 주도권 장악하게 마련”

김충남 = 군사독재와 관련해서 추가설명을 하자면 미국 42명의 역대 대통령 중 장군 출신이 12명이다. 국가건설 단계에서 군인 출신이 가장 리더십이 있다고 본 것으로 이들은 모두 민주적으로 당선됐다. 미국서 국내외적으로 전쟁을 지휘한 사람은 다 대통령이 됐다. 박정희 대통령은 쿠데타를 일으켰고 2년 반 동안 지지기반을 다졌지만 정정당당하게 선거를 했다. 전두환 정부의 등장은 박 대통령 사후에 경제 사회 정치적 위기에서 온 것으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미국에서 소위 합리적인 헌법절차를 거친다면 승인하겠다고 했는데, 아주 엄격한 기준으로 따지자면 다소의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그 당시 헌법이 중단된 것은 아니었다. 헌법 절차를 거쳤다. 그들이 국가에 큰 해를 끼쳤다면 비난 받아야겠지만 국가에 기여했다면 그것에 의미를 둬야 한다. 기존의 제도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때 문제해결 능력이 있는 세력이 결국은 주도권을 장악하게 마련이다.

유석춘 = 국내에서 소홀히 했던 부분을 잘 지적해주셨는데 국내에서 대통령을 연구하는 고려대 함성득 교수나 연세대 최평길 교수의 작업과 김 박사의 책이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김충남 = 두 분이 학문적으로 많은 역할과 기여를 했다. 그러나 학문의 세계에서 평가하는 것과 현실을 경험하고 평가하는 것은 굉장한 차이가 있다. 나도 미국서 책만 보고 현실을 평가할 때는 생각나는 대로 평가했었으나 막상 대통령실에 가서 정부가 돌아가고 국회가 돌아가는 정치 현실을 보면서 책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아무리 학문적으로 정리해 놓아도 사람들이 보지 않고 자신들 뜻대로 움직인다면 과연 그 연구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유석춘 = 김 박사는 청와대에서 9년이 조금 넘게 일했다고 들었다. 함 교수나 최 교수는 학자로서 활동을 했으나 정부에 참여한 경험은 없는데 그러한 점이 차별적이라는 말인가.

“세 명의 대통령 모시면서 이들에 대한 객관적인 생각 비교, 유지했다”

김충남 = 그 분들과 같으냐 다르냐를 평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무슨 일이든지 직접 보고 느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장점일지 단점일지 모르나 나는 대통령 세 사람을 모셨다. 김호진 교수(고려대 명예교수, 김대중 정부 시절 노동부 장관 지냄, 저서 ‘대통령과 리더십’)가 DJ가 최고라고 책을 썼더라. 보통 한 지도자를 경험하면 그 사람이 절대자가 된다. 그를 신으로 보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세명의 대통령을 모시면서 절대적인 게 아니라 간접적인 생각이 생겼고 대통령이라는 중요한 문제를 전부 부정적으로 부각시킬 때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하고자 노력했다. 그들과의 차이점을 굳이 따지자면 세 대통령을 경험하고 이를 오랜 연구 끝에 정리했다는 것이라 본다.

유석춘 = 세분의 대통령을 모시고 결과적으로 그것을 책으로 작업한 것은 다른 분들에게서 찾기 어려운 소중한 배경이자 노력이라고 여겨진다. 막상 전두환 대통령과 일하다 노태우 정부에 편입돼서 전 전 대통령을 깎아 내리는 작업을 할 때 본인은 어떻게 처신했나.

“전두환 노태우 똑같아, 김영삼은 모든 정권 부정해”

김충남 = 내가 정치에서 손을 떼겠다는 생각으로 하와이로 간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역사의 현장, 비극의 현장을 경험하면서 너무나 가슴이 답답했다. 전 전 대통령 정부에서는 열심히 일만 했다. 그런데 노태우 정부가 들어서자 보좌진에서부터 시작해서 기자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전두환 정권을 완전히 부정하고 비판하는 분위기였다. 내가 볼 때는 두 대통령이 똑같은데 왜 저러는가 의문이 들었다. 국가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나 혼자 노력한다고 변하지 않을 거 같았고 여기 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90년 여름 미국으로 건너갔고 내가 경험한 것과 공부한 것이 어떻게 다른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후 김영삼 대통령이 불러서 청와대 파견근무를 했는데 김 대통령은 이승만 대통령부터 자기 이전의 모든 정권을 부정했다. 국가경영에 대한 일치된 의견이 없이 과거를 전부 부정해 버리는 상황을 보면서 과연 이 나라에 밝은 미래가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특별히 어느 한 대통령에게 집착하지 않고 국가를 위해서 일한다는 인식을 가졌다.

유석춘 = 역대 대통령을 흠집 내려고 하는 청와대 사람들을 막으려고 시시각각 애를 썼으나 잘 안됐다는 말인데 더 적극적으로 그런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뜻이 안 맞으면 사표를 낼 수도 있는데 그런 생각은 왜 안 했었나.

김충남 = 노태우, 김영삼 대통령 시절 사표를 두 번 냈었다. 노태우 시절에 사표를 내고 미국으로 갔고 김 대통령 정부 때인 97년 6월 정무수석으로 내정됐다고 전화가 왔지만 내가 무엇을 할지 모를 상황에서 나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고사했다.

유석춘 = 외국에서 오래 사셨는데 국내에서 대통령을 평가하는 것 말고 외국에서 우리 대통령이나 우리 현대사를 평가하는 데 어떤 기준이 중요하게 작용하느냐.

김충남 = 외국에서는 사실 한국을 잘 모른다. 우리가 어떻게 우리 역사를 평가했느냐가 결정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결국 국내에서의 평가가 해외에 반영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이에 대한 콘센서스(consensus /일치된 의견)가 없다.

유석춘 = 우리나라 현대사를 해외에서는 단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한 성공적인 국가로 평가하는데 반해 이러한 국가를 만들어 낸 지도자에 대해서는 남한 내부에서의 자체 평가가 나빠서 그러한 평가를 할 기회가 없었다는 말인가.

“한국처럼 지도자 부정적으로 평가한 국가 없어, 역사 자체를 부정하기도 해”

김충남 = 내부적으로도 못했고 선진국이 개도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편견에서 오는 평가, 이 두 가지 요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수준이 떨어지는 나라의 지도자를 평가한 저서도 많이 읽어봤으나 우리나라처럼 부정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춘 책은 별로 없더라. 우리가 미국이라는 나라로부터 너무 많은 영향을 받았고 50, 60년대 미국의 기준을 선으로 간주했기 때문에 그것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면서 결국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이 아닌가 싶다.

유석춘 = 한국판은 이미 출간됐고 영문판은 여름에 출간 예정이라고 하셨는데 국내외적으로 읽힐 수 있어서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실제 객관적인 역사와 그 역사를 만들어 낸 지도자들에 대한 평가가 일치하지 않았던 점을 해소시켜 줄 수 있겠다.

김충남 = ‘기존의 관점과 대조적인 관점’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이 책에서는 지도자를 안보와 경제, 정치라는 세가지 틀 속에서 평가했다. 안보와 민주주의의 상관관계에 있어 안보는 국가의 이익을 중시하는 것이고 민주주의, 인권은 개인의 권익을 보존하는 문제로 이것이 충돌할 때 국가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올바른 지도자는 안보를 우선시 하면서 국가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유석춘 = 전반적으로 맞는 말이다. 최근 뉴라이트 운동이 일어나면서 교과서 포럼이라는 단체를 비롯한 몇몇 학자들을 통해 이승만 대통령이 한국의 안보와 경제가 발전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디딤돌을 세웠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김충남 = 안보와 경제, 정치라는 세가지 과제가 상호 경쟁하는 관계 속에서 우리 역사는 흘러왔다. 다만 이것의 논리적인 상관관계를 좀 더 심층적으로 접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유석춘 = 과거에는 민주주의 잣대만으로 대통령들을 평가했는데 그 당시 안보와 생존이 더 중요했다는 김 박사 말과 생각을 같이하는 학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김충남 = 역사는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지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이 비난을 받고 이들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불신에 빠진다면 국가 자체의 신뢰가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회복할 길이 없다. 미국은 대부분의 대통령을 미화했다. 그들이 단점이 없어서가 아니다. 국가를 통합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일본사람의 85%가 역사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모든 번영하는 국가들의 역사 해석과 교육은 대단히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데 반해 우리는 역사의 한 부정적인 면을 이미지로 삼아서 역사자체를 부정하는 결과를 낳았다. 역사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고 교육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다.

유석춘 = 성공한 현대사를 가진 우리나라가 왜 국내에서는 자학사관으로 스스로를 비하하느냐가 문제다.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보면 정부가 교과서를 제대로 못만든다는 데 원인이 있다. ‘교과서를 만드는 사람이 좌파, 전교조 영향을 받고 있어서 이것의 교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개선하기 위한 뉴라이트 운동이 지지를 받고 있다.

김충남 = 학자나 지식인들이 이러한 각성을 해 운동하는 데 대해 굉장히 높이 평가하고 존경한다.

유석춘 = 전두환 대통령을 당시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에서 적절한 리더십을 발휘했던 사람이라고 평가했던데…

김충남 = 책의 내용을 보면 전 대통령에 대해 비교적 좋게 평가했다. 그러나 사실 전 대통령이 가장 욕을 많이 먹는 사람이다. 그래서 고민이 굉장히 많았다. 전 대통령과 노태우 대통령의 리더십을 비교한다면 엄청난 차이가 난다. 그것이 정부에 그대로 반영됐다. 박정희 대통령은 1999년 타임지에서 20세기 아시아의 최고 지도자로 꼽혔다. 어쨌든 높이 평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석춘 = 그 이전 대통령들에 대한 평가는 어느 정도 합의를 볼 수 있을 거 같다. 안보문제의 중요성을 특별히 역설했는데 외교나 안보 대북 문제에 대한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의 성과를 구체적으로 평가한다면.

“노태우 외교정책 성공은 전두환 성공의 연장” 

김충남 = 사실 노태우의 성공은 전두환 성공의 연장이었다. 올림픽을 전두환 정권 때 유치해서 준비를 다 해놨기 때문에 추수를 한 것이 노 전 대통령이다. 또 러시아에 30억달러 차관을 줄 수 있었다는 것은 박정희 전두환 대통령 시대 때 국부를 축적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 전 대통령은 공산권 붕괴와 동서 해빙이라는 적극적으로 시기를 잘 포착해 북방외교를 펼쳤다. 외교정책에 있어서 노 전 대통령은 상당히 성공했다고 본다. 


유석춘 = 김영삼 대통령 때 세계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았나?

김충남 = 구호로 나왔었다. 김영삼 외교의 가장 큰 도전은 세계화였다. 그러나 문제는 모든 것을 다 세계화한다고 외치면서도 정작 세계화라는 외교적 도전에 한국이 제대로 대응을 못했다. 국가경영의 효율성과 경쟁능력이 중요한 세계화 시대에 실효성 있는 정책을 수행하지 못한 나머지 IMF라는 엄청난 도전을 당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미 71년에 대통령 출마했을 때 진보적인 대북정책을 주장했고 그 이후에도 계속 연구를 했다. 비전 자체는 좋았으나 대북정책을 성공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대북관계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국민합의에 의한 경제적 지원, 주변국과의 관계 및 강대국의 국제적 지원 등에 소홀했으며 북한이 호응하지 않아 무리한 결과를 가져왔다. 대통령은 햇볕을 외쳤지만 약한 체질의 북한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북한은 햇볕을 엄청나게 겁냈다. 북한 차석대사가 UN 회의에서 햇볕 정책이 아니라 우리를 말살시키려는 선번(sunburn) 정책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는가. 

이번에 열차 개통 문제도 군부가 어쩐다고 하는데 절대로 군부가 독자적으로 그러는 게 아니다. 김정일 체제가 개혁개방을 하면 무너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다. 대북정책은 밀어 부치지 말고 점진적 단계를 밟아나가야 한다. 적법한 절차를 통해 이뤄져야 하며 우리의 정통성, 헌법체계, 자유민주주의 등을 희생하면 안 된다. 5년이라는 단임기간 동안 역사적 업적을 내려고 하지 말고 이미 노태우 때부터 시작한 대북관계를 조금씩 개선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영삼 세계화 도전에 실패, 김대중 대북관계에 지나치게 집착해”

유석춘 = 세분을 비교했을 때 외교적인 면에서 노태우 대통령에게 제일 후한 점수를 줬다. 그 다음이 김영삼 김대중인가?

김충남 = 김영삼 대통령이 더 잘했다 못했다 말하기 어렵다. 김영삼 대통령은 이념적인 면에서 확고했으나 김대중 대통령은 김구 선생처럼 국가의 정통성 문제보다는 통일 민족화해를 우선시 하면서 많은 우려와 한미 동맹의 약화를 가져왔기 때문에 잘했다 잘못했다는 점보다는 그 부작용이 심각했다. 소위 말하는 진보 진영에서 통일을 최우선시 하는데 통일은 지상주의가 될 수 없고 어떤 통일을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국가와 민족이라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같은 형제끼리도 잘못하면 원수 질 수 있는데 우리 민족이니까 무조건 포용해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 

일제시대 때 국가가 없어지니까 민족이 보호받지 못했다.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국가의 기본을 파괴하고 약화시킨다면 그것은 국민에게 큰 해악을 가져올 수 있다. 북한은 변하지 않는데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국가의 정체성이나 기본질서를 약화시킨다면 이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유석춘 =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부분은 이번 책에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세 대통령의 남북관계와 외교문제를 평가한 기준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평가 한다면?

“노무현, 이데올로기와 과거지향적인 입장 고수한 가운데 이상적인 목표만 내세워”

김충남 = 내가 국내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노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조심스럽다. 노 대통령은 우선 굉장히 이데올로기 적인 측면에서 대북관계와 외교문제에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큰 문제로 지적할 수 있다. 지나치게 이상적인 목표를 내세운다. 또 그 이데올로기가 과거지향적인 입장과 연계되어서 복잡한 결과를 가져왔다. 뜻은 좋았으나 실현방법은 좋지 않았다. 국가경쟁력을 키우고 21세기 과제로 세계화에 부응해야 하는 시점에서 대통령이 과거 역사를 가지고 논한다면 문제가 있다. 

일본 사람들이 세계 정세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향후 50년 내지 100년은 미국이 주도한다고 한다. 이렇듯 일본은 미국과 협력하는 것이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미국과 관계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국가개념 없이 감정적으로 응대하고 있다. 대통령이 정책과 외교에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데 모든 것을 비빔밥처럼 섞으려고 한다.

대통령이 '나는 옳은 길로 가는데 국민이 따라주지 않는다'고 하는데 대통령이 아무리 올바르게 간다고 외쳐도 국민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독선이다. 국민을 꼭 쫓아갈 필요는 없으나 대부분의 국민이 승복하지 않고, 이해가 안가는 그런 외교는 하지 않아야 한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외교의 귀신'이라고 했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는 군 장성 출신이라 전쟁을 항상 염두에 둬 국제 관계, 안보에 민감했다. 이승만 대통령을 '외교의 귀신'이라 했는데 노 대통령은 외교의 뭐라고 명명하면 좋겠느냐? 


유석춘 = '외교 강시(疆屍)'인 것 같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는데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향후 어떤 연구와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지 소개해 달라.

김충남 = 우리나라의 젊은 세대들이 50년대 역사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 50년대 사진을 수집, 분류한 뒤 설명을 달아서 중고등학생들이 보고 그 시대의 의미를 깨닫는 데 기여하고 싶다. 그 다음에는 우리 역사에서 가장 어려운 기간이었던 19세기 중반부터 한국전쟁이 끝날 때까지 이승만과 그 외 몇몇 국가지도자들이 어떻게 살았으며 국가를 위해 헌신했는지 영문으로 쉽게 정리를 해서 해외 중고생들에 한국 역사를 바로 알리는 데 매진하고 싶다.

유석춘 = 우리나라의 발전과정을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국내외적으로 알리는 데 계속적으로 노력해달라.

김충남 = 우리 사회도 좌우진영이 있지만 서로 싸울 필요가 없다. 좌파가 너무 센 지금의 상황에서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만큼 어렵겠으나 뉴라이트가 정정당당한 논리를 가지고 서로 협력해서 나라를 발전시켜 나갔으면 좋겠다. 


김충남 박사는
육군사관학교 교수와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를 지냈고 대통령 정무비서관과 공보비서관으로 9년여에 걸쳐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3명의 대통령을 직접 보좌했다. 휴버트 험프리 공공정책연구소 교환교수와 랜드(RAND)연구소 아시아 태평양 연구센터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1997년 이래 하와이 동서문화센터에서 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포스코펠로십(POSCO FELLOSHIP)을 관리하는 동시에 대통령 리더십, 남북한관계, 한미관계 등을 연구해왔다. 주요저서로는 ‘성공한 대통령 실패한 대통령’, ‘정치사회화의 정치교육’ ‘현대공산주의 분석’(공저) 'KOREA AND THE ASIA-PACIFIC REGION'(공편), 'A CHANGING KOREA IN REGIONAL AND GLOBAL CONTEXTS'(공편) 등이 있고 'LEADERSHIP FOR NATION BUILDING KOREAN PRESIDENTS FROM SYNGMAN RHEE TO KIM DEA JUNG'이 현재 미국에서 출판 중이다.

유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뉴라이트 전국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공보처 국정신문 자문위원, 아시아연구기금 프로그램 운영위원, 삼성전관 자문교수, 한국동남아학회 총무이사, 동남아지역연구회 운영위원 등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21세기 한국, 자유 진보 그리고 번영의 길’, ‘우리에게 연고는 무엇인가’ ‘사회자본: 이론과 쟁점’, ‘한국의 시민사회, 연고집단, 사회자본’, ‘한국의 사회발전:변혁운동과 지역주의’, ‘현대 한국사회 성격논쟁: 식민지, 계급, 인격윤리’, ‘아시아적 가치’, ‘사회학-인간사회의 구조와 변동’, ‘문화민족주의자 김성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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