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7일 이명박 서울특별시장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 동안 친이명박계로 알려진 홍 의원은 이날 밤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해 이 시장과의 관계에 대해 “여전히 가깝다”고 하면서도 지난 경선 과정에서 보여준 이 시장의 태도에 대해 섭섭함을 여과없이 내비쳤다. 서울시장 당내 경선 과정에서 쌓인 감정이 가시지 않은 분위기였다. 그는 “개인적으로 섭섭한 점은 있지만 이 시장도 자신의 입지와 대선으로 가는 길에 있어서 나보다 오세훈이 더 좋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에 정치적 파트너로 오 후보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거가 끝나고 보니 누가 나갔어도 서울시장은 이기는 선거였지만 당시 이 시장이 판단을 달리했을 수 있기 때문에 그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내가 정치판에 들어와서 저격수나 폭로수 등 부정적 이미지를 다 덮어썼고 99년부터 이 시장을 도와주면서 총대 메는 일을 가끔 해왔는데 이번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이제는 누구를 위해 총대 메는 정치는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지난 5일에도 '대선후보 결정 연기'를 주장한 이 시장에 대해 "패배주의적 발상"이라며 강하게 비난했었다. 

    한편, 홍 의원은 이날 출연한 라디오에서 당내 소장파 의원들을 향해 날선 비판도 쏟아냈다. 

    그는 소장파들이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독자후보를 내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알려진 데 대해 “(특정후보와 연관되지 않은) 사람이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소장파들도 다 당내 대선 후보와 연관돼 유대감을 갖고 있고 자신의 선호도에 따라 호감도나 교감을 나누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17대 들어와서도 대여 투쟁에 나선 건 한나라당 중진들이었다. 소장파들은 당내 투쟁은 열심히 하지만 대여투쟁은 하지 않는다”며 “한나라당의 정체성과 지향 목표는 열린우리당 개혁과는 방향이 다르며 평화민주를 떠드는 좌표가 아니다. 일부 소장파는 열린당 주장에 동조하는 게 개혁세력이라고 착각하고 있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그는 소장파들의 당내 역할에 대해 “국민들이 싸우는 걸 싫어하니까 하지 말자는 식으로 하다보니 역할이 틀어졌다”며 “소장파들이 옳았을 때도 있지만 좀더 국민들을 위한 정책으로 나타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개혁세력이라고 하는데 도대체 무엇을 위한 개혁세력이냐”며 “우리가 나서려고 하면 소장파들이 ‘합리적 투쟁을 하겠으니 형님들은 뒤로 빠져라’면서 2년 반 동안 합리적 투쟁을 한 적이 없다. 정권창출을 위해 대여투쟁에도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