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1지방선거에서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을 제치고 제2당으로 ‘부활한’ 민주당의 사기가 하늘을 찌르는 모습이다. 이번 지방선거를 선두에서 지휘한 한화갑 대표는 연일 민주당이 향후 벌어질 정계개편의 중심축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방선거 기간 내내 리더십 논란에 휩싸였던 한 대표는 선거를 통해 호남 맹주 자리를 차지하자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한 모습이다. 한 대표의 자신감은 대권 도전 의지로까지 이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2일에는 고건 전 국무총리 영입에만 매달리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 대표는 선거가 끝나자마자 고 전 총리에게 자신 있게 러브콜을 보냈지만 고 전 총리의 ‘7월 신당창당 선언’으로 공개적인 퇴짜를 맞았다. 그러자 한 대표는 “민주당의 운명이 어떤 특정인에 얽매여 결정되는 것 아니다”고 불쾌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한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오고 안 오고는 그쪽에서 결정할 문제다. 민주당은 50년 전통이 있고 대선은 1년 반 가까이 남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이 2007년 대선을 위해 고 전 총리에게만 매달려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1년 반 가량의 기간은 정치적인 변동을 가져오기에 부족한 시간이 아니다”며 “사람을 찾아내서 키우고 또 발굴해서 갈고 닦는 노력을 해야지 특정인에 매달려서 안주하면 안 된다”고도 했다.

    그는 당 자체적으로 대권 주자를 양성해 도전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나타내며 2007년 대선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이는 한 대표 자신의 대권 도전 의지로도 읽힌다. 그는 “정당이 자체에서 자생력을 길러야지 외부 사람을 데려다가 정당의 모양을 갖춰야 하느냐”며 “당내에서 (대선 후보를) 키울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지금 누구 한 사람을 상정해 놓고 당의 운명을 거기에 거는 그런 민주당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이어 “민주당으로 정계에 진출했던 국회의원이 돌아오면 다 받아주겠다”면서 “민주당이 원적지인 분들은 한나라당에도 있다”고 말했다. 열린당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일부 세력까지 흡수해 정계개편의 중심축이 되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선거를 통해 민심의 소재를 파악했다. 민심이 민주당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돌아오는 민심이 결국 다른 사람들(민주당이 원적지인 의원)까지 돌아오게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당 대 당 통합 같은 것은 지금 단계에서 생각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그는 당내 구성하겠다는 범민주세력 영입을 위한 별도 기구와 관련, “(정계개편을 위해) 우리가 좀 주체적으로 움직여 보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며 “7월 있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포함해 인재영입을 총괄하는 그런 기구”라고 말했다. 다음 대선이 ‘한나라당 vs 반(反)한나라당’ 구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한 대표는 “승리를 위해서는 제일 큰 당하고 대결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