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1지방선거를 통해 정부·여당에 등을 돌린 민심을 확실히 확인한 한나라당은 향후 행보를 2007년 대선에 맞추며 발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이다. 1일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 참석한 당직자들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분석하면서 한나라당이 미흡했던 점을 지적,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한나라당은 특히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충청권 표심을 확실히 얻었지만 호남권은 아직도 ‘너무 먼 당신’이었다는 점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선 승리를 위해서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는 호남 지지율을 두 자릿수로 끌어 올려야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은 한 자릿수 지지율을 면지 못했다. 이 같은 결과에 당 지도부는 “호남에 더욱 공을 들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호남 지지율에 대해 박근혜 대표는 우선 “어려운 지역에서 고생 많이 했다”고 당직자들을 위로한 뒤 “꾸준히 정성을 기울이면 앞으로 호남지역에서도 좋은 일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독려했다. 박재완 대외협력위원장도 “우리의 노력이 아직도 호남 사람들의 마음을 사기에 부족한 결과하며 앞으로 호남에서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어 지방선거 참패 이후 ‘자중지란’에 빠진 여권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며 “민심을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윤건영 수석정조위원장은 “선거과정에서 수렴된 국민의 민심을 반영하겠다”며 “이번 선거과정에서 후보들이 공약한 내용들을 취합해서 법안 마련과 예산 확보 등 후속조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에는 정책협의, 정부에는 ‘야·정회의’를 제안하기도 했다.
또한 이번 지방선거에서 달라진 한나라당의 모습을 강조하며 ‘변화된 한나라당’을 강조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광고나 홍보, 선전 등을 담당부서에 전적으로 맡긴 것이 큰 효과를 봤다”며 “앞으로는 실무전문가를 신뢰하고 맡기는 방향으로 당부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계진 대변인은 “이런 것도 당의 변화된 모습”이라며 “과거에는 당 지도부에서 일일이 간섭해 이상한 디자인이 나오곤 했다. 사소한 것 같지만 당의 변화로서는 중요하다”고 자평했다.
지방선거 ‘싹쓸이’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꾸준히 들린다. 이번 결과에 자칫 자만하는 모습을 보여 정작 대선에서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박 대표는 “국민들이 크게 지지해주신 만큼 우리들의 책임 또한 그만큼 무거워졌다”며 “겸손한 자세로 말과 행동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 또한 “지금부터 한나라당 당원들은 오버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번 선거는 국민의 선거로 국민들의 말을 안 들으면 어떻게 심판받는 것을 목격한 만큼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주위를 환기시켰다. 이어 “당선자들은 선거운동 때 돌았던 코스대로 이번 주까지 당선 인사를 해야 한다”면서 “모든 당원들은 외부적으로 겸허하고 내부적으로는 단합과 화합을 이뤄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