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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명실상부 2위다”
31일 지방선거 투표마감을 10여분 앞두고 민주당의 분위기는 한층 고조되어 있었다. ‘대한민국 민주당이 다시 외칩니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는 정권재창출에 대한 민주당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했다. 앞줄에는 한화갑 대표를 중심으로 김효석 선대위본부장, 신낙균 수석부대표, 박주선 의원과 장상 선대위원장이 앉아 출구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텔레비전 생중계에 대비해 박수치고 환호성 지르는 예행연습까지 마친 상태였다.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광주와 전남 등 호남지역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나자 민주당은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등 한껏 고무된 분위기였다. 열린당 염동연 선대본부장이 TV에 나와 출구조사결과에 따른 소감을 ‘곤혹스럽다’고 표현하자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후보들이 60% 이상의 지지율을 보이며 대부분 지역에서 압승한 데 대해서는 당혹스러운 모습을 보였고 전북지역에서 열린우리당이 앞서는 예상결과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출구조사를 지켜보면서 일부에서는 ‘이 정권 내놔야 되는 거 아니냐’, ‘정동영 쓰나미가 몰려올 것’ ‘민주당과 열린당이 합친다는 이야기가 또 다시 나오면 차라리 죽어버리는 게 낫다’는 등의 의견이 들리기도 했다.
한화갑 "민주당, 호남 유권자 정서 대변해"
상황실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본 한 대표는 예상했다는 표정을 보였다. 그는 약간 굳은 표정으로 “예측한 대로 결과가 나왔다. 다만 전북지역에서 승리하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쉽다”며 “일주일만 빨리 정균환 후보를 내보냈어도 전북에서 민주당이 승리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전북에서 정 후보가 선전한 것은 전북 민심도 민주당 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결과로 호남 유권자 정서 대변하는 것은 민주당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어 “호남에서 전통적 지지층을 확인했다는 것만으로도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것”이라며 “한나라당을 대적할 수 있는 당은 민주당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유종필 "열린당 해체 필요성 입증돼, 끝장났다"
유종필 대변인은 “호남에서 민주당은 열린당을 이겼다. 광주 전남에서 열린당은 무소속 수준으로 과거의 무소속도 열린당 만큼은 했다. 더욱 열심히 해서 전북을 대변할 수 있는 당이 되겠다”며 “열린당은 한나라당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입증했고 선거 초반부터 패배했다. 이로써 열린당 해체의 필요성이 입증됐다. 이제 열린당은 끝났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전북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나라당이 대부분의 지역을 싹쓸이 한 것이 우려되나 정부 여당이 국정운영을 실패한 데 따른 결과”라며 “민주당은 호남지지를 발판으로 당을 재건하고 2007년 대선에서 전진해 정권재창출을 이루겠다. 대선에서 순수하게 대결하는 그 중심에 민주당이 있다”고 말했다.
김효석 "정동영 뭐하러 앉아 있느냐, 집에가라"
김효석 선대위본부장은 출구조사 결과 발표에 앞서 “예상했던 대로 나올 것”이라고 예견하면서 “이번 지방선거의 관전포인트는 수도권 전체 구청장 중에서 단 한석이라도 열린당이 당선 시키느냐에 있다. 전북에서도 지사를 제외하고는 애당초 민주당이 선전할 것이다. 내용상 전북에서 선전했다. 서울 구청장에서 열린당이 한석도 얻지 못한다면 헌정 사상 처음일 것”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이 전반적인 우세를 보인 데 대해 “이렇게 압도적으로 이기면 열린당이나 한나라당 양당에 악재”라며 “너무 한쪽 당으로 쏠리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윽고 화면에서 열린당 정동영 의장이 비치자 그는 “집에 가지 뭐 하러 앉아있느냐”고 반감을 드러냈으며 경기도 지사 결과를 보면서 “진대제 불쌍하다”고 말했다.
신낙균 "열린당은 정리해고 수준, 확실한 퇴로를 걸어"
신낙균 수석부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의 수혜자는 오세훈 후보”라며 “이번 도약이 정치행보의 발판이 될지 끝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도지사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태환 후보에 대해 “열린당이 김 후보를 영입했어도 한석 더 얻었을 것”이라며 혀를 찼다. 이윽고 김두관 후보가 TV화면에 비치자 그는 “아무 때나 발언하고 분별력 없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그는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막강한 정권과 원내 제1당의 의석을 가지고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정리해고 수준”이라며 “염홍철은 막판에 뭘 믿고 열린당 갔나. 이번 선거에서 확실한 퇴로를 걷는 당은 민주노동당과 열린당”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