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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길 찾는 교육정책, 한숨쉬기도 지쳤다

입력 2006-05-09 09:42 수정 2006-05-09 11:20

조선일보 9일 사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년마다 실시하는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 2003)에서 우리나라의 고교 간 학력 차이가 매우 심하다는 사실이 객관적 지표로 확인됐다. 전국 138개교가 참여한 이번 비교조사에서 서울의 한 외국어고는 응시학생의 72%가 전국 상위 4%(2008년 기준 내신 1등급)에 들어가고 23%의 학생들이 2등급에 해당하는 전국 상위 11% 안에 들었다. 그런가 하면 전국 상위 11%에 드는 학생이 단 한 명도 없는 학교가 응시학교 138개교 가운데 45개(일반계 11·실업계 34)나 됐다. 특목고나 자립형사립고, 비평준화지역 명문고 학생들의 성적이 월등한 것은 물론 평준화지역 고교 사이에도 학력차가 뚜렷했다.

이런 현실 속에서 교육부는 2008학년도 입시부터 내신성적을 50% 이상 반영하라고 대학들을 윽박지르고 있다. 지금 제도에선 앞의 외국어고처럼 성적이 전국 11% 안에 드는 학생이 내신 3~9등급을 받게 되고, 뒤의 학교처럼 전국 상위 11%에 드는 학생이 한 명도 없는 학교의 학생들은40% 안에만 들어도 거뜬히 1등급을 받게 된다. 학교 간 학력 차이가 너무나 심한데도 이런 식으로 내신 비중만 높인다면 같은 학교 내 학생 간 경쟁만 더욱 치열해질 뿐 학교 차원의 노력과 경쟁은 기대할 수가 없다. 다시 말하면 학교 안의 등수 경쟁만 날로 심해지고 교육의 질을 끌어올리는 학교 간 경쟁은 없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니 대학들도 자기 신입생을 뽑으면서 내신성적표에만 기댈 리 없다. 2008년까지 남은 기간에 뭔가 또 다른 방법을 만들어내려 할 것이다. 그 틈에 끼여 몸살을 앓는 것은 수험생들뿐이다. 정부의 엉터리 교육철학의 최대 희생자는 수험생이고, 앞으로 이 나라는 이런 포퓰리즘 교육정책으로 망가진 국민들로 세계 경쟁에서 버텨내야 한다는 해결 불가능한 짐을 떠맡게 된다.

다시 말하지만 오늘의 세계는 민력이 국력인 사회다. 한 걸음이라도 앞선 국민이 나라를 지키고 국민을 먹이는 세계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대학들이 뛰어난 아이들을 마음껏 뽑아 4년간 잘 가르쳐 탁월한 사람으로 길러 내보내야 한다. 국민과 나라가 사는 길이 뻔히 보이는데도 그저 죽는 길만 찾아드는 이 정부 교육정책 앞에서 한숨을 쉬는 데도 이젠 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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