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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DJ'가 왜 북한가려고 그렇게 애쓰나

입력 2006-04-25 09:50 | 수정 2006-04-25 17:17
동아일보 25일 사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제18차 남북 장관급회담이 ‘김대중 전 대통령 6월 재방북’에만 합의하고 별 성과 없이 어제 끝났다. 우리 측이 ‘과감한 경제 지원’까지 제시하며 의욕을 보였던 납북자와 국군포로 송환 문제도 진전을 보지 못했다. 공동보도문에 ‘납북자’란 표현도 쓰지 못한 채 ‘실질적 해결을 위해 협력한다’는 모호하기 그지없는 말만 한 줄 넣는 데 그쳤다. 이런 장관급회담을 과연 계속해야 하는지, 아예 남북 대화의 틀을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닌지 강한 의문을 갖게 된다.

‘DJ 방북 합의’는 이런 생각을 굳혀 준다. 남측이 DJ 방북 의사를 전달하자, 북은 다른 현안은 제쳐 놓은 채 이를 수락했다. 남측 수석대표인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큰 성과라도 되는 양 기자들에게 상세히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 문제가 그렇게 급박하고 중요한가.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와 6자회담의 교착 속에 추진되는 DJ 방북은 한반도 정세에 대단히 미묘한 파문을 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도 남북은 이에 합의했다.

우리는 민간인인 DJ가 이 시점에 무엇 때문에 방북하려 하며, 정부는 왜 이를 지원하려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일각에선 그의 방북을 ‘북측과 연방제 또는 남북연합을 하기 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DJ는 지난해 12월 노벨 평화상 수상 5주년 기념 강연에서 “북핵 해결 등 여건이 성숙되면 남북연합제의 통일체제로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6·15 남북공동선언에 있는 ‘남측의 연합제 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해 나간다’는 대목과 일맥상통한다.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도 “6·15공동선언 이후 이룩한 성과들을 평가하고, 남북 관계를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에 맞게 더 높은 단계로 발전시키기 위해 적극 노력한다”고 합의했다. DJ 방북에 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더구나 DJ 방북은 국민의 동의도 받지 않은 채 추진되고 있다. 재임 시절 ‘햇볕정책’과 ‘퍼주기’로 남북관계를 더 꼬이게 만든 그가 현 정부의 대북 특사 역할을 맡아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도 무슨 논리로 그의 방북을 북측과 논의하고, 무엇을 기대하는 것인지 밝혀야 한다. 만에 하나 DJ 방북을 통해 북에 ‘선물 보따리’를 줄 생각이라면 국민의 동의를 먼저 구하는 게 순서다.

DJ는 6·15선언의 완성을 꿈꿀지 모르지만 그렇다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답방을 통해 이뤄지는 게 마땅하다. 6·15선언은 지금으로선 공허한 약속이었을 뿐이다. DJ 방북이 북핵 문제 해결을 통한 남북관계의 정상적인 진행과 한미동맹 강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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