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한나라당 배일도 의원의 정확한 ‘수치’를 묻는 질문에 진땀을 뺐다.

    13일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지난 8일 전국을 엄습했던 ‘황사 사태’와 관련해 명확한 수치와 명칭구분을 요구한 배 의원의 질문에 한 대행이 즉답을 하지 못했던 것.

    배 의원이 “황사 특보제와 일반 예보제의 차이가 뭐냐. 피해를 예상하고 국민들로 하여금 사전 준비를 할 수 있는 내용이 투입된 경고 아니냐. 특자만 붙인다고 차이가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국가재난에 대비하는 정부의 때늦은 대처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배 의원은 또 “지난번 특보제에 따라서 황사의 농도 같은 것을 알리게 되어 있는데 이번 황사는 미세먼지 농도 단계로 놓고 본다면 몇 단계였느냐”고 묻자 한 대행은 머뭇거리며 ‘심각한 것이었다고 알고 있다’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이에 배 의원은 “황사 사태가 일어난 당일의 미세먼지의 농도가 2000㎍/㎥을 넘어섰다”고 수치를 제시하면서 “전국을 강타한 황사였다. 한 대행이 이번 황사가 어느 정도인지 또 특보제로 어떻게 조치를 취했는지 등 특보 발령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면 국민들은 어디가서 확인해야 하느냐, 황사 사태 같은 재난상태는 정부종합대책의 책임인데 무엇을 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대행의 고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정부의 실업대책을 비판한 뒤 장애인 실업률을 묻는 배 의원의 질문에 한 대행이 ‘장애인을 따로 구분해 실업률을 내지는 않는 걸로 알고 있다. 높을 거라 예상한다’고 답하자 배 의원은 “시간이 없어서 큰일났다”고 혀를 차면서 “23.1%로 집계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공무원 정년단축과 관련해서도 공세를 이어나갔다. 그는 “공무원 정년을 60세로 늘리면 예산이 얼마나 더 들어가느냐”고 묻자 한 대행은 ‘정리해서 드리겠다’는 말로 난감함을 모면하며 수치에 대해 자신 없는 모습을 보였다.

    배 의원은 대정부 질문을 마치면서도 의원들을 향해 거침없는 쓴소리를 퍼부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곳은 국회다. 국회에서 정부의 대변자 역할을 하면 안된다”며 “지방선거 문제를 여기까지 끌고와서 선거판에 이용하려고 하느냐. 이래서는 안된다”며 따끔하게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