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이 강현욱 전북도지사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외압설’을 제기하며 국정조사를 주장한 민주당을 '한나라당의 들러리'라며 비난하자 민주당이 즉각 '구상유취하다'며 재반박, 호남지역을 둘러싼 양당의 신경전이 확산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12일 오전 열린당 최고위원회. 이 자리에서 전북 출신의 조배숙 최고위원이 “강 지사는 오래 전부터 불출마 결심을 굳히고 마음을 비웠는데 민주당이 외압설을 주장하면서 한나라당과 공조를 통한 국정조사를 제기했다”며 “이는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들러리’로 전락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즉각 노무현 대통령이 한나라당에 대연정을 제의했던 점을 지적하면서 “자신들의 허물을 감추기 위한 구상유취(口尙乳臭)한 발언”이라고 응수했다. 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은 이날 ‘국민들은 열린당이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는 논평을 통해 “열린당 강 지사 불출마 선언과 잠적, 권선택 의원의 탈당과 대전시장 불출마 선언에 무슨 사연이 있고 무슨 곡절이 있었는지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고 의혹의 눈길을 보내면서 “열린당은 무슨 일만 있으면 민주당을 한나라당과 연결시켜 폄훼한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국민들은 열린당이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노 대통령과 열린당은 ‘정권을 통째로 넘겨줄 테니 대연정을 하자’고 한나라당에 애걸복걸했었다”면서 “이랬던 열린당이 민심이 떠나고 5.31지방선거에서 참패해 공중분해가 불보듯해지자 민주당을 걸고 넘어진 것은 애처롭기까지 하다”고 혀를 찼다.

    김 부대변인은 또 열린당 정동영 의장이 이날 회의에서 ‘한나라당이 네거티브 흠집내기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한 데 대해 “누워서 침 뱉는 꼴”이라며 “오랜 잠적 끝에 말문을 연 강 지사가 ‘열린당은 불법당원 의혹문제와 현안사업 공약을 지키지 않는 데 대해 나에게 미안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한 말을 곱씹으며 반성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