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장 후보를 둘러싼 민주당 내 파열음이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박주선 전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로 전략공천하려는 심중을 굳혔지만 이미 공천신청을 마친 김영환 전 의원이 탈당까지 시사하는 등 당내 다른 예비후보자들의 반발이 심각하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요구하고 있는 김경재 전 의원은 3일 당 공직후보자자격심사특별위원회(위원장 신중식 의원)에 보낸 글을 통해 박 전 의원의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와의 후보단일화’ 발언을 문제 삼으며 “후보자격 상실에 해당할 만큼 심각한 해당행위”라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민주당 후보가 열린당 서울시장 후보와의 단일화를 논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은 현 단계에서 민주당과 열린당의 합당문제로 비화될 소지가 다분하다”며 “민주당의 선거 전략에 결정적 실수를 범해 결과적으로 선거를 망치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박 전 의원의 무책임한 ‘열린당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용의’가 박 전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로 전략공천하려는 한화갑 대표의 의중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당 차원의 시급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 후보의 공천방법과 민주적 경선을 위한 민주적 절차 마련을 위해 후보등록을 마친 예비후보자들의 모임을 공천심사특위가 조속히 소집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영환 "민주당에 대한 마지막 희망 접어야 할듯" 탈당 시사

    김영환 전 의원은 2일 박 전 의원에게 쓴 공개편지를 통해 “이번 일(박 전 의원 전략공천)은 명백하게 열린당의 창당이 정당했으며 민주당의 몰락이 우리 스스로에게 그 병인이 있었음을 명징하고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이제 민주당에 대한 마지막 희망을 접어야 할 것 같다”고 탈당을 시사했다.

    그는 “대표 한 사람의 자의적 판단과 결정에 굴종해 당원들이 이것을 받아들이는 반민주적이고 권위적이며 퇴행적 정치행태에 단 한 사람의 국민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의 존립 근거를 부정하고 민주당 개혁의 실종과 당원의 총의를 무시하는 폭거”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더 큰 죄악은 이번 선거 전략이 열린당 후보의 낙선을 위한 천적을 찾는 일이었고, 호남표를 응집해 다른 당 후보 낙선을 위한 일이었다는 것이다.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이는 이번 선거를 가장 혼탁하게 하고 민주당의 이미지를 악화시키며 선거에 지고 정치에도 지는 엄혹한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이미 강금실 후보는 현실정치에 식상할 대로 식상한 국민들과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정치문화와 언어로 접근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고 한다”며 “이런 때 낡은 정치의식과 정치행태로 호남표를 긁어 모르겠다니 도대체 민주당의 시계는 어디에 맞춰져 있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그는 “한 대표와 박 전 의원의 판단이 옳고 나의 판단이 그르길 바라지만 지금 민심의 바다가 내 판단에 가까이 있다고 믿는다”며 “전국정당에 대한 의지도, 정치개혁에 대한 희망도 없는 민주당은 살아도 산 것이 아니고 이겨도 이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과거의 민주당, 전통의 민주당, 정권교체와 통일을 위한 꿈과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을 지향한 이 정당의 역사 속으로 끝내 민주당과 당원을 사랑하고 그 정치적 명운을 함께 한 내가 역사의 흐름 속에 가라앉아 사라질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민주당과 함께 한 시간이 자랑스럽다”며 “민주당을 개혁하지 못한 능력부족이 한 없이 부끄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