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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30일과 31일, 이틀간 원주 가나안 농군학교에서 실시될 의원수련회를 통해 지방선거에 돌입하기에 앞서 의원들 ‘군기잡기’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특히 수련회 기간 동안 '수감생활'을 방불케 하는 엄격한 수칙을 의원들에게 적용시켜 선거에 임하는 의원들의 의지를 다잡기로 해서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최근 ‘최연희 성추행파문’, ‘이명박 서울특별시장 황제테니스 논란’ 등 잇단 악재로 당이 처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번 수련회는 늘 우리가 했던 방식이 아니라 의원들이 입체적으로 교육받는다는데 (의의가 있다)”면서 “우리 프로그램에 맞춰 (훈련을 받는 게) 아니고 그쪽의 프로그램에 맞춰 한나라당 의원들이 교육받는 것이기 때문에 내부 토론도 거의 없다. 의원 전체가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일종의 집체 훈련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성격의 훈련과 다르다”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신 재무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경률 원내수석부대표는 수련회에 관한 주의사항을 전하면서 “숙박시설 등 제반 시설이 불편하고 취침전 점호도 실시한다. 금주, 금연 등의 제약이 있으며 개인적으로 간식을 먹는 것도 안된다고 한다. 또 휴대폰 사용도 제한 되는 등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규택 최고위원은 농담조로 “스트레스 받을 바에는 안 가는 게 낫다”면서 “스트레스 주면 안된다”며 웃었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이번에 참여 안하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웃으면서 되받았다.
김기춘 여의도연구소 소장은 “수족관에 오래 있던 물고기들은 긴장이 풀려 움직임이 느려지고 생존율이 떨어지는데 그곳에 상어를 한 마리 넣으면 물고기가 안 죽으려고 바짝 긴장해 행동이 민첩해지고 생존율이 높아진다”면서 “사람도 적당한 긴장이 있어야 좋은 것”이라고 수련회를 통해 지방선거에 임하는 의원들의 긴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수협중앙회장 출신인 이방호 정책위의장도 “예전에 교통편이 좋지 않은 시절 강원도에서 오징어를 잡아 서울까지 가져오면 운반과정에서 많이 죽었는데 이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게를 몇 마리 통에 넣어주면 (오징어가) 안 잡혀 죽으려고 하는지 서울까지 와도 살아있더라”며 김 소장의 말에 동조하면서 고삐를 단단히 조여야 한다는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