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평론가 장성민씨가 후임 국무총리로 열린우리당 한명숙 의원이 내정된 데 대해 “노무현 대통령의 파워가 하염없이 밀리는 모습”이라고 평하면서 “참여정부가 돌이킬 수 없는 레임덕에 깊이 빠져들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장씨는 24일 한 매체에 올린 기고문을 통해 “양성평등을 지향하고 여성에 대한 정치참여의 폭을 확대시켜 준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한 의원의 총리 지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다소 예외적이라는 당혹감도 든다. 당정 분리를 주장해 왔던 노 대통령이 자신의 원칙을 번복하면서 당의 입장을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장씨는 노 대통령이 ‘여성총리 카드’를 내세우게 된 배경에 대해 “집권당 내부의 권력 역학관계와 야당과의 정치적 관계가 상호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고 진단하면서 “집권층 내부에는 이미 권력투쟁이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씨는 노 대통령이 당초에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교체할 생각이 없었는데 당에 밀렸다고 주장하면서 “정동영 의장이 교체하도록 압박해 하는 수 없이 교체했다. 여성총리론도 정 의장이 제안했다고 밝혔던 것처럼 노 대통령이 구상한 카드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열린당 의장이 모든 인사는 자신이 주장한 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고 대통령은 인사에 관한 아무런 말 한마디 없이 조용히 수긍하고 수용하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면서 “국민들이 보아왔던 노 대통령의 ‘반동과 역행의 인사 스타일’이 마치 파김치 누그러지듯 숨죽여진 모습을 보게 되었다. ‘3.1절 골프파문’으로 노 대통령의 스타일은 국민 여론에 한번 밀리고 여당 의장에게 또 한번 밀리는 정치적 수모를 겪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씨는 여성총리론이 부각된 과정과 관련, ‘청와대의 의도된 결과가 아니다’, ‘노 대통령의 인사정책 진행이 불가능해진 상황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면서 “코드 인사가 불가능해지고 인사에 여야 모두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에 기인하다 보니 자신의 계획을 살릴 수 있는 인사 정책이 순식간에 실종된 현실을 맞게 되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상황이 이미 참여정부가 돌이킬 수 없는 레임덕에 깊이 빠져들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레임덕의 추락현상은 갈수록 깊어지고 빨라지게 될 것”이라며 “국정운영 경험이 전무한 아마추어 정부 입장에서는 하반기 국정을 어떻게 운영해 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과 노하우가 전무하기 때문에 갈수록 국정의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은 커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는 또 노 정부가 여성총리론을 결정적으로 내놓게된 데 대해 “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이라는 야당의 악재를 활용해 역으로 여성총리론을 부각시킨다면 '여성을 성추행한 정당'과 '여성의 권익을 높이는 정당'간의 차별화가 극대화될 것”이라며 “(한명숙 카드)는 따라서 야당이 성추행 파문에 휩싸여 있을 때 지방선거에서 여성표를 겨냥한 선거 전략의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급조된 카드”라고 해석하면서 “조만간 노 정권은 국정과 여성 리더십 모두를 잃게 돼 지금보다 훨씬 빠른 레임덕 현상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