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원내대표 사퇴 후 석달 동안 칩거에 들어갔던 강재섭 의원이 15일 연세대 리더십센터 초청 특강에 나서며 대권 도전을 향한 본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는 7월 전당대회를 전후로 대권도전을 공식 선언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강 의원의 이날 강연에는 400여명의 연대, 이화여대 학생과 정창영 총장을 비롯한 연대 교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미래의 리더십, 상상력과 속도’를 주제로 연단에 오른 강 의원은 차기 지도자의 요건으로 “세계 최초 최고의 상상력을 빠른 속도로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중간 중간 파워포인트와 영상자료까지 동원한 ‘입체적인 강연’을 펼쳐 대선에 도전하는 강 의원의 ‘발빠른 대권행보’를 강조하는 듯했다.

    강 의원은 특히 과거사 문제와 관련, “아내가 남편에게 ‘당신 예전에 어떻게 처신하고 다녔는지 한번 보자’면서 과거를 캐고 다니면 그 가정이 원만하게 굴러가겠느냐”며 “대한민국이 꿈을 잃어버린 채 과거, 이념과 같은 소모적인 논쟁을 위해 위원회를 만들어서 과거사를 조사할 때가 아니다. 과거사를 당연히 밝혀내야 하겠지만 온 국력을 다 모아서 미래로 나아가도 시원찮은 데 과거를 캐는 일이 국정의 모토가 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치인의 재산을 둘러싼 이명박 서울특별시장과 손학규 경기도지사 간 논쟁에 대해서도 “지금 대권후보라는 사람들이 앉아가지고 그런 얘기를 하는데 돈 있는 사람이면 어떻고 없는 사람이면 어떠냐”며 “GDP 2만불, 3만불이 아니라 곧바로 5만불을 목표로 국가계획 비전을 마련하는 등 그런걸 가지고 싸워야지 돈있는 놈, 없는 놈 하고 싸워야 되겠느냐”고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정치에는 리콜이 없다”면서 “최연희 의원 사건 처리도 한나라당이 매주 1회라도 국론, 당론을 정하는 날을 만들어 국민들의 의견을 받아서 하면 된다. 당직자 몇 명 모여서 꾸물꾸물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고 당을 향해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한나라당은 대선에서 젊은이들에게 꿈을 키워주는 데 있어 노무현 후보에 비해 미흡했기 때문에 졌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젊은이들에게 꿈을 키워주는 데 매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래의 리더십은 감성이 중요하다”고 운을 뗀 뒤 “국무총리도 짜증내고 표독스러우면 안 된다. 나처럼 재미있게 해야 한다”고 말해 좌중을 순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특강 후 강 의원은 오후에는 당내 모임인 ‘국민생각’소속 의원들과 뮤지컬 ‘요덕스토리’를 관람한다. 강 의원은 또 다음달 초 국내기업 CEO들과 함께 중동 두바이를 방문하는 데 이어 다음달 중순에는 경북대학교와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등에서 특강하는 등 본격적인 ‘강연정치’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