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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할 당시 국회 의사봉을 쥐었던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이례적으로 호평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박 전 의장은 특히 지난해 8월 “노 대통령의 가장 큰 잘못은 밤에 집무실에 앉아 국민들에게 이메일 편지를 써댄 것”이라고 맹비난한 바 있어 이번 호평은 더욱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 전 의장은 탄핵 가결 2년이 된 13일 KBS라디오 ‘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해 노 대통령의 3년간 국정운영에 대해 “노 대통령이 상당히 많이 달라졌다. 탄핵 이후에는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발언은 비교적 삼가고 있다”면서 “법치주의에 상당히 적응하려고 하는 노력이 보인다”고 말했다.
박 전 의장은 그러나 노 대통령을 향해 “과거지향적이기보다는 미래를 중심으로 비전을 제시하는 미래지향적인 리더십과 대립과 갈등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하면서 대북정책과 관련해 “분명한 원칙과 철학을 가지고 접근해 달라. 허황된 통일지상주의에 사로잡혀 이념적 갈등 속에 파묻혀있는 대립현상을 국민들에게 보이면 안된다”고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그는 또 한나라당에는 “모든 정책에 대해서 분명한 입장을 가져야 한다”면서 “다음 집권을 위해서는 주로 정책개발 부분에서 분명한 차별성을 보이고 여야가 생각이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같다는 인식을 하게 해야 한다”고 따끔하게 충고했다.
그는 또 “국민들이 한나라당이 어떤 정당이고, 집권하면 무엇을 중점적으로 하겠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 특히 이념적 정체성이 무엇인지 국민들에게 분명히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색깔이 파란색인지 노란색, 붉은색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은 좀 헷갈리게 행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북한방문에 대해서도 “김 전 대통령이 남북 교류와 협력을 위해 앞장서서 일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방북하는 것 자체가 나쁘진 않다”고 전제한 뒤 “다만 현직 대통령도 아닐 뿐더러 대통령특사도 아닌 입장에 있는 사람이 과연 김정일을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이고 무엇을 목적으로 가는지 국민들에게 사전에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