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절 골프질'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이해찬 국무총리가 100만원 상당의 '내기 골프'를 친 것으로 한 신문이 보도하자 한나라당은 이 총리에 대한 고발조치를 취하는 등 강공을 펴고 있다.

    이는 청와대와 여권의 분위기가 이 총리의 유임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한나라당은 거듭 이 총리의 사퇴를 촉구하며 사퇴하지 않을 경우 ▲국정조사 ▲총리 해임건의안 제출 ▲총리 골프로비사건 특별검사제 도입 등을 통해 이 총리를 사퇴시키겠다며 압박했다.

    이재오 "노대통령이 귀국비행기 안에서 할일은 후임총리 머리속에 그리는 것"
     
    이재오 원내대표는 10일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그동안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다는 보도가 있어 총리직을 그만두는 사람에게 굳이 여러가지 문제를 야기시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며칠 자제를 했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이 총리에게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는 모르지만 노 대통령이 귀국 비행기 안에서 해야할 일은 이 총리 해임을 즉각 강행하는 것과 후임 총리를 머리속에 그리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 총리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당은 정무위원회를 통해 금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를, 교육위원회를 통해서는 교원공제회를 각각 조사할 것이다. 교육위는 오늘 교육공제회에 가서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또 그동안 이 총리와 골프를 친 당사자들 간의 전화통화 내용 제출도 요구하겠다"고 밝힌 뒤 "이것이 한나라당이 오늘부터 수사하는 1단계 조사고 이 조사가 끝나면 야4당과 합의해 국정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조사에서 이 총리와 골프친 사람들 간의 유착관계가 드러나면 다음 단계로 야4당 원내대표 회담을 열고 이를 통해 야4당이 공조해 해임건의안을 제출할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이 이뤄지면 이 총리 골프로비사건에 대해 특별검사제를 제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 4가지 단계를 밟기 전에 이 총리는 스스로 사퇴하고 노 대통령도 이 총리를 해임시켜라"고 재차 이 총리의 사퇴를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이를 위해 권영세 의원을 조사단장으로 하는 '이해찬 골프로비 진상조사단'도 구성할 방침이다.

    "노대통령에겐 이해찬이 방탄조끼겠지만 국민입장에선 아니다"

    이방호 정책위의장은 "이 총리가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국민에게 사과를 하고 노 대통령이 돌아오면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청와대 이병완 비서실장이 말바꾸기를 하고, 여당에서도 국정운영의 안정감과 효율의 필요성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노 대통령 입장에선 이 총리라는 방탄조끼가 필요하겠지만 국민의 입장에선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의장은 "이 총리는 대한민국 공무원의 수장이고 공무원 행동강령에는 숙박비, 골프접대 등을 받을 수 없게 돼 있다"며 "이러한 행동강령을 어긴 총리가 어떻게 90만 공무원의 수장으로 공무원 기강을 잡겠느냐"고 성토했다. 그는 "그 와중에 총리 공보수석이 골프를 친 사실은 정부의 공무원 기강이 얼마나 해이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열심히 일하는 90만 공무원의 허탈감을 갖지 않도록 하기위해서 이 총리를 즉각 사퇴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해찬은 '골프총리', 이기우는 '캐디차관'"
    "국민들 태극기에 경례할 때 총리는 골프장에 꽂힌 깃발 봤다"

    허태열 사무총장은 이 총리의 3·1절 골프가 100만원 상당의 '내기골프'였다는 언론보도를 거론하며 "100만원이라면 가정주부가 동네식당에 나가 한달간 뼈빠지게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라며 "이 정권은 서민, 빈곤층, 양극화 등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서민을 위한 정권처럼 주장하는데 이야말로 위선적인 작태임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개탄했다. 허 총장이 이렇게 말하자 이 원내대표는 "100만원이면 국회 인턴들 한달 봉급 아니냐"며 거들었다.

    정인봉 인권위원장은 이 총리와 3·1절 골프에 동석한 이기우 교육부 차관에 대해서도 고발조치 방침을 밝히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 위원장은 "국민들은 총리 앞에다 골프라는 말을 붙여 '골프총리'라 부르고 이기우 차관 앞에다 캐디라는 말을 붙여 '캐디차관'이라고 말한다"며 "순국선열을 기리고 독립자주정신을 기리는 그 날 국민들은 태극기에 경례할 때 총리는 골프장에 꽂힌 깃발을 보고 있었다"고 비꼬았다.

    "정동영도 청와대 눈치보는 정권의 하수인 노릇은 그만둬라"

    엄호성 전략기획본부장도 비판을 이어갔다. 특히 엄 본부장은 열린우리당 정동영 당의장을 겨냥해 공세를 퍼부었다. 그는 "정 의장 체제가 탄생했을 때 야당은 진정으로 집권여당이 중심이 돼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줄 알았지만 정 의장이 최근 취한 행태를 보면 완전히 야당과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 의장은 6일 이 총리의 사과에 대해 '스스로 물러나 국민 앞에 겸허한 자세로 임하겠다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는 사퇴를 기정사실화 하는 발언이었는데 이틀 뒤 8일엔 이 총리 입장을 존중하고 노 대통령의 귀국을 기다리자고 하고 소속 의원들에겐 개인적인 발언을 자제해달라고 했다"며 "이것이야말로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국민들을 걱정시키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 의장은 당내 계파간 힘겨루기에 휘둘리지 말고 청와대의 눈치를 보는 정권의 하수인 노릇은 그만두고 국정의 한 축으로 역할과 기능을 다해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