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전국 400여 대학 총·학장들에게 신입생들의 과음 자제를 당부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데 대해 일각에서 유 장관이 편지를 보낸 시점과 의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유 장관은 복지부 홈페이지에도 함께 올린 이 글에서 “해마다 신학기가 되면 과음∙폭음으로 인한 각종 사건, 사고로 대학생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기사가 반복된다”며 “음주는 자기 책임아래 하는 일이다. 원치 않는 술을 단호히 거부하는 게 민주시민의 자기 결정권”이라면서 총학장들에게 ‘신입생 과음자제’를 부드럽게 요청하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 그러나 많은 대학이 자체적으로 대학 내 음주문화를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데다 교육부 장관도 아닌 복지부 장관이 나서서 이를 ‘왈가왈부’하는 것은 왠지 자연스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또 유 장관이 이 글에서 “술이 술로 끝나지 않고 말다툼과 손찌검, 성추행, 성폭행 등 아무도 원치 않았을 나쁜 사건으로 비화한다”고 덧붙여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사건을 은근히 꼬집는 ‘정치적 발언’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6일 현재까지 각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유 장관의 편지에 대해 “오랜만에 옳은 소리를 했다” “대학생들의 음주문화 바로잡아야 한다”는 등 원론적인 의견들도 있었으나 최 의원의 음주성추행 사건과 결부시키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네티즌들의 글이 적지 않았다.

    네이버 게시판의 아이디 ‘rudvhdpqj’는 “최연희 사건을 부각시키려는 의도 같다”고 꼬집었고 ‘csh529’ 는 “대학생들한테만 하는 얘기는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으며 ‘seapine0609’는 “최연희 두고 하는 소리 아니냐”고 했다.

    또 ‘kidalong’는 “맞는 말이긴 한데 시점이 참 묘하다”면서 “성추행 사건으로 민감할 때 꼭 이런 발언을 해서 정치쟁점거리를 만들 필요가 있느냐. 장관직만 열심히 하겠다더니 슬슬 입이 근질거리나 보다”고 비꼬았다. ‘gemo1’도 “지금 시기에 이런 말 하는 건 다 노리는 게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100명중 99명일 것이다. 순수한 의도는 아니다”고 비판했다.

    ‘jangshead’는 “연금 안낸 인간이 장관하는 것도 ‘책임 아래 하는 일’에 포함되는 것이냐”며 “말도 책임 아래 분위기 봐 가면서 해라. 술 얘기 보단 국민연금 개혁안이라든가 건강보험 정책이나 잘 챙겨라”고 날선 비난을 했다. 또 ‘hjkwhjkw’는 “대통령 사돈 때문에 무작정 음주로 공격하긴 힘들 듯하다”고 비꼬았으며 ‘victolee75’는 “보건복지부장관으로만 살겠다더니 교묘하게 정치질 한다”고 비아냥거렸다.

    일부에서는 유장관을 향해 강한 적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oweyah007’는 “조용히 근신하는 줄 알았더니만 경칩에 개구리 깨어난다고 또 말하기 시작했다”며 “지자체 선거까지만이라도 제발 가만히 있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oota5348’는 “몇 일 조용하더니 또 나서기 시작한다”며 “그 버릇 남 주겠나. 남 훈계하려 하지 말고 먼저 인간이 되어라”고 훈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