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씨 캠프는 박씨의 이미지를 ‘글로벌 세일즈맨’으로 정했으나 내가 박씨 캠프의 참모였다면 박씨의 이미지를 ‘친절한 이웃’으로 정했을 것이다. ‘글로벌 세일즈맨’이라고 하면 엘리트의 이미지를 준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엘리트의 이미지를 강조한 상황에서는 ‘돌고래 다이어트’를 강조해봐야 ‘나는 이렇게 잘 난 사람이오’라고 자랑하는 것처럼 될 뿐이다.

    ‘글로벌 세일즈맨’이란 이미지하에서는 ‘잘 난 사람’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어도 ‘찍어주고 싶은 사람’, ‘나서서 도와주고 싶은 사람’이라는 인상은 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평범한 친절한 이웃, 따뜻한 이웃’이라는 식으로 선거의 초점을 재설정하면 차라리 대중들에게 좀 더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당장 박씨 홈페이지에 보면 ‘스쿠터를 타고 지역을 누비는 친근한 정치인’이라고 광고하고 있는데 이런 주장과 ‘글로벌 세일즈맨’은 앞뒤가 안 맞지 않은가.

    박씨가 대중들에게 좀 더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간단하다.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홈페이지에 풀어 놓고 언론을 통해 공개하는 것이다. 인간은 식사를 같이 하거나 목욕을 같이 하면 친해진다. 왜냐하면 서로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친해지는 것이다. 현재 박씨의 홈페이지에는 자신의 보여주기 위한 모습만 있고 ‘인간 박 진’은 없다.

    박씨는 ‘인간 박 진’의 진솔한 모습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털어놓고 언론을 활용해 자신의 진솔한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 부끄러운 실수담도 좋고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감성을 드러내도 좋다. 그런 식으로 인간미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진정한 강점을 그 이야기 속에 풀어 놓는 것이다. 박씨는 자신의 진정한 강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

    박씨의 진정한 강점은 뭘까. 영어를 아주 잘한다는 점이다. 내가 어느 잡지에서인가 본 내용에 따르면 영국 메이저 전 총리가 박씨에게 ‘나보다 영어를 더 잘하는 사람’이라고 칭찬했다고 한다. 그렇다. 박씨에게는 이것이 엄청난 강점인 것이다.

    박씨, 서울 영어 공용어화 추진하라

    맹 전 의원도, 홍 의원도 박씨만큼 영어를 잘하지는 못한다. 한국의 부모들이 자녀의 영어교육을 위해 얼마나 노심초사하는가. 이런 부모들의 마음에 박씨가 나타나 엄청난 폭탄을 집어던진다. 바로 ‘서울 영어 공용어화’라는 폭탄이다.

    이 주장은 현실성이 있건 없건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줄 것이다. 3등으로 밀리고 있는 박씨 입장에서 굳이 가릴 것이 뭐가 있겠는가. 서울시에서 영어를 공용어화하지 않더라도 어차피 서울시민들은 직장인이나 학생 모두 영어공부에 매진하고 있지 않은가. 서울시에서 영어가 공용어화되고 서울시내 학교에서 영어교육이 집중강화되면 서울시민들의 영어 실력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박씨의 장점은 뭘까? ‘돌고래 다이어트’다. 한국 국민들의 최대 고민 가운데 하나가 ‘뱃살’이다. 박씨의 다이어트 경험을 정책으로 승화할 수 있어야 한다. 당장 서울시에 생활체육시설을 늘려야 한다. 가난한 서울시민들도 성인병 종합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중장년층 서울시민들이 시달리고 있는 고혈압과 같은 질환을 서울시 차원에서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을 던져야 한다.

    지금 우리 서울시민들 가운데 장년층이 넘어 온갖 성인병에 시달리고 있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 서울시민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이런 의료대책을 추진한다면 대중들이 박씨에게 박수를 보낼 것이다.

    그리고 박씨는 폭탄주를 끊었다. 이는 많은 한국 국민들이 술 문제로 고민하고 있음과 관련할 때 매우 중요한 장점이다. 술을 끊기 까지의 과정을 솔직히 고백하는 것도 대중들에게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다. 무엇보다 음주운전 문제를 확실히 근절하는 입법을 하거나 사회 문제인 알콜중독자 문제 해결을 위한 입법을 하는 것도 박씨를 알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정치인 박 진 의원으로서가 아니라 ‘서울시민 박 진’으로 일반 시민과 눈높이를 맞추려 노력하면 자연스레 박씨에게 자발적 지지층이 생겨난다. 현대 선거에서 자발적 지지층은 굉장히 중요하다. 자발적 지지층은 어떻게 생겨나나. 박씨에게 애착이 느껴져야 생겨난다. 그러나 지금 박씨의 모습에서는 인간 박 씨는 없고 정치인 박씨만 있다. 그래서는 대중이 모이지 않는다.

    박씨와 미국 카터 전 대통령

    박씨는 미국 카터 전 대통령의 선거전략을 본 받을 필요가 있다. 박씨가 해군장교 출신이었던 것처럼 카터 전 대통령(이하 카터)도 해군장교 출신이었다. 닉슨 워터게이트 사건과 월남전 실패 이후 미국이 실의에 빠져 있을 때 카터는 낡았지만 깨끗한 옷을 입고 미국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었다.

    선거 광고는 ‘가난한 땅콩 농장 농부’처럼 카터를 보이게 했지만 그는 실제로는 부유층 땅콩 대농장 농장주였다. 그러나 ‘가난한 땅콩 농장 농부’ 카터는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 소박하고 정직해 보이는 이미지가 거짓과 위선에 신물 난 당시 미국 대중들에게 감동을 준 것이다.

    박씨는 카터의 선거전략에서 배워야 한다. 현재 3위로 밀리고 있는 박씨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때 앞서 가고 있는 맹과 홍을 따라잡는 방법은 대중적인 이슈를 계속 던지는 것과 솔직담백한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여주면서 열성 지지층을 만들어 그들로 하여금 새로운 세를 형성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간혹 박씨는 서울 분할 반대론 등을 전개하는데 그런 이야기는 대중들의 관심과는 무관한 이야기로 보인다. 대중들은 교육이나 의료와 같은 자신과 친숙한 문제에만 주로 관심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현재 박씨는 글로벌 세일즈맨이니 서울 분할론 반대니 하는 대중의 관심사와 거리가 먼 부분만 때리고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박씨의 파랑새는 결코 먼 곳에 있지 않다. 박씨의 파랑새는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박씨의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출마의 변 같은 것들을 보고 있으면 참신함은 부족하고 구태의연한 이야기들만 가득 들어있다. 박씨는 다시 한번 ‘돌고래 다이어트’에 도전하라. 그 다이어트의 핵심은 현재 박씨의 머리 속에 담겨져 있는 인식의 다이어트이다. 참신함만 주로 남기고 상투적인 발상은 빼내야 한다. 이렇게 해야 박진감 있는 정치인, 박진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