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가 MBC라디오 ‘시선집중’의 사회자 손석희씨에게 또다시 ‘한방’ 먹여 말문을 막히게 하면서 ‘적수’로 떠올랐다. 대체로 이 원내대표가 몰아붙이는 형국이었고 2004년 손 아나운서와 설전을 벌였던 박근혜 당 대표들 대신해 앙갚음을 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22일 이 프로그램에 출연, 최근 여당이 주장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정조사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면서 “손 선생님이 (지방정부에 대해) 몰라서…”라고 그의 의견을 일축한 뒤 “지방정부의 권력이라는 게 있느냐, 그냥 선거전략으로 말을 그렇게 만든 것”이라고 불편한 심정을 나타냈다.

    또한 이 원내대표가 비리자치단체에 대한 국정조사가 여당이 내놓은 ‘선거용’이라며 반감을 나타내자 손 씨는 ‘선거를 앞둔 선거전략이야 여당이든 야당이든 다 세울 수가 있는 그런 문제라고 본다’고 응수했으나 이 원내대표는 “그게 유치하다. 권력을 이용해서 하는 선거전략하고 힘없는 야당의 선거전략하고는 다르다”며 “선거를 앞두고 권력을 이용해 맨날 그런 장난을 치면 되겠느냐”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이 원내대표는 현직 장관들의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개각 움직임에 대해 “무슨 청와대가 장관 훈련소냐”고 비난하자 손 씨는 ‘그 부분에 대해서 다시는 반감을 가지고…’라고 한 발짝 물러났지만 이 원내대표는 “반감이 아니라 상식 이하다. 모든 국민에게 물어봐라”며 “그런 선거전략, 선거꼼수를 국민들이 모르겠냐”고 매섭게 몰아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손 씨가 ‘모든 국민에게 물어보는 것은 한나라당의 역할이다. 선거에서 심판 받으면 되는 것’이라고 맞대응하자 “우리도 물어보는 데 방송국에서는 누가 무엇을 주장하면 그걸 전제로 해서 야당에게 질문하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쓴 소리를 했다. 이에 손 씨도 지지 않고 ‘그걸 근거로 해서 여쭤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질문에) 반론하면 우리는 또 반론을 듣는 것’이라고 또 한번 반격에 들어갔으나 “손선생, 듣고 있는 게 아니라 생각해 보라”며 손 씨의 말문을 막히게 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손 씨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사학법 재개정 논의’와 관련된 질문이 오가는 가운데 그와 설전을 벌였고 ‘내가 깽판 놓으려고 훈수 둔 게 아니다’는 손 씨의 해명에 ‘훈수가 그런 것으로 보인다. 자꾸 트집 잡는 것 밖에 안 된다’며 각을 세우기도 했었다. 

    한편 2004년 4월 이 프로그램 출연 기업규제 타파 등 경제문제 해법을 놓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손 씨가 박 대표의 견해에 계속 이견을 달며 신경전을 벌이자 “지금 저하고 싸움하자는 거에요?”라고 말해 생방송 도중 대판 싸울 뻔하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