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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노무현 예우 중… 취임 3주년(2월 25일)이 지나면 구체적인 움직임 있을 것"(민주당 김경재 전 의원)
"고건 신당에 적극적으로 가입할 의사를 밝힌 여당 의원이 7~8명 된다"(한미준 이용휘 조직위원장)
"고건 지방선거 참여 적극 환영한다…전당대회 후 협상 나설 것"(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김근태 당의장 후보 대변인)유력한 대권 주자로서 향후 정치권 지각변동의 중심축으로 주목받고 있는 고건 전 국무총리의 주변이 시끄럽다. 고 전 총리를 지지하는 진영 내부에서도 온갖 '설'들이 무성하지만, 대부분의 주장에 고 전 총리는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어 누구 말이 옳은 것인지 판단하기조차 힘들 지경이다.
열린우리당 당의장 선거에 나선 김근태 의원을 중심으로 여당 내에서도 고 전 총리와의 연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진 데다, 내분에 휩싸인 민주당과 지난달 생긴 국민중심당까지 고 전 총리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고건 모시기'에 나서는 상황 속에 저마다 고 전 총리와의 '각별한' 인연과 '교분', '공감'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 역시 확인할 길이 없다.
여러 '설'이 분분한 가운데 고 전 총리는 여전히 '묵묵부답'을 고수하며 새로운 정치를 위한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식의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어 답답함을 더할 뿐이다.
'지방선거 참여하자' 조기세력화론에 '아직 때가 아니다' 시기조절론 양분한 소식통은 이러한 상황이 고 전 총리의 스타일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고 전 총리는 외부에서 대세론을 형성해주거나 안정된 시스템을 구축해주는 이른바 '밥상을 차려줘야 움직이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이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는 시각이다. 이 때문에 고 전 총리를 지지하는 인사들 역시 자신의 입맛에 맞게 각기 다른 주장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
현재 고 전 총리 진영은 5월 지방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조기에 독자세력화 해야한다는 세력과 좀더 관망하며 시기를 저울질해야한다는 세력으로 크게 구분된다.
특히 고 전 총리의 지지세력인 '한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The Great Korea Society, 이하 한미준)'과 내분에 휩싸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고건 신당'을 중심으로 하는 정계개편 필요성까지 역설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최근 발족한 '고건 싱크탱크'격인 '미래와 경제(Great Korea Forum)'를 중심으로 한 학자들이 고 전 총리의 정치행보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반발하기도 한다. '범여권 통합'을 내세우고 있는 이들은 오는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열린당과 민주당, 국민중심당 등 모든 세력과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들의 적극적인 정치행보에 반대하는 측은 한미준과 일부 정치권 인사들이 고 전 총리의 인기를 등에 업고 활용하려 한다고 맞서고 있다.
'묵묵부답' 고건… 주위만 요란할 뿐14일에는 '고건발 정계개편'에 정치권이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고 전 총리가 가칭 새시대정치연합을 결성해 지방선거에 나선다'는 주장이 고 전 총리 진영에서 터져나왔다. 한미준 이용휘 조직위원장은 "이미 설 이전부터 논의돼 오던 사안"이라며 "야당 모 의원의 주장으로 결국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한미준과 같이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곧 고 전 총리의 핵심 측근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짐작되는 누군가가 언론플레이로 '뻥튀기'를 한 것 같다"며 "이같은 주장은 여러 대안 중의 하나일 뿐"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고 전 총리는 이날 '새시대정치연합' 결성 주장과 관련해 "지방선거나 연합공천 등과 관련한 어떤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고 해명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치가 필요하다는 원칙론을 고수해 여전히 관망에 머무는 자세를 취했다.
고 전 총리측에서 전하는 보도자료 메일에는 "네 속에 내가 머물러 있는만큼 내가 있으며, 네 속에 내가 지워진 거리만큼 내가 멀어지고…"라는 원태연씨의 선문답같은 시 문구가 적혀있다. 주위는 요란하지만 '출격시기'를 '신중히' 저울질하는 고 전 총리의 고민이 담긴 듯 하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