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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7일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장관 내정은) 포스트 대권행보를 위한 준비운동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정 의원은 이날 “복지부 장관은 몇 년 전까지 정권의 전리품으로 개각 때마다 바뀌곤 했는데 최근에는 양극화 등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대권주자들이 나서고 있는 실정”이라며 “유 내정자도 그런 사람들 중 한명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복지부 장관은 성품이 원만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고 여야간에 원만한 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전제한 뒤 “유 내정자는 갈등의 상징이 됐으며 지금까지 수많은 폭언을 쏟아낸 데 대해 한나라당에서 대단히 불편한 심기를 가지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정 의원은 또 “유 내정자는 국민연금, 소득세 논란, 국정감사 표절시비 등 자격시비가 끊이지 않았고 상황에 따라 말을 바꿨다”면서 “노무현 대통령도 유 내정자를 보면 아슬아슬하다고 했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그러나 유 내정자는 “노 대통령이 나를 임명한 이유는 복지부 행정을 개선하고 미결의 과제들을 해결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라는 뜻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또 유 내정자의 딸이 경기도의 한 외국어고등학교 입학한 사실을 물은 뒤 “그 학교는 서민들이 꿈도 못꾸는 상상을 초월하는 고액의 학비가 드는 학교다. 전국의 상류층 학부모들이 들어가려고 경쟁하는 그런 학교에 딸을 입학시킨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유 내정자는 “딸이 외국어 재능이 뛰어나 능력을 살려야겠다고 생각해 무리를 해서 지원했고 다행히 합격했다”며 “기숙사 식비 등을 포함해 한 달에 100만원 정도 드는데 특별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에 정 의원은 “지역구인 고양에도 교육환경이 좋고 서울에도 외국어 학교가 있는데 그 학교에 입학시킨 이유가 뭐냐”며 유 의원을 궁지로 몰았다.
열린우리당 문병호 의원은 다른 경제 부처와의 갈등 해소 방안과 관련해서 “복지부 장관으로 다른 경제 부처와 싸울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고 유 내정자는 “싸움할 생각은 없다. 설득력있는 논리와 근거를 제시해서 협력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 비서실’이라고 불리는 유 내정자가 노 대통령이 잘못했을 때 노라고 말할 수 있느냐"는 문 의원의 질문에 유 내정자는 “양자택일적 질문이라면 대답하기 곤란하다. 이견이 있을 때 조용하게 이야기를 나눠 해결하고 대외적으로는 손발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유 내정자가 언론과 껄끄러운 관계에 놓여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언론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하자 유 내정자는 “큰 신문사들과 관계가 원만치 않다는 걸 안다”고 인정한 뒤 “복지부 행정이 발전할 수 있다면 언론관계도 과거와는 다르게 임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