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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서울특별시장의 주가가 한창 치솟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함은 물론이고 고건 전 국무총리와 1:1 가상대결을 벌여도 승리하는 조사가 나왔다. 열린우리당 후보로 정동영 전 장관을 포함한 3자 가상대결에서는 고 전 총리를 무려 9% 포인트나 앞서며 확고한 1위를 굳혀가고 있다.
이러한 '이명박의 힘'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이 시장의 강력한 지지기반은 바로 '수도권' 인것으로 나타났다. 1일 세계일보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시장은 서울에서 39.4%의 지지를 얻어 서울에 지역구를 갖고 있는 이해찬 총리(관악을)의 4.5%와 김근태 의원(도봉갑)의 3.3%을 너무나도 가뿐히 뛰어넘었다.
게다가 이 수치는 이 시장의 대구/경북 지지율(37%)마저 뛰어넘는 것으로 한나라당 예비후보가 서울에서 전체 지지율 1위를 기록하는 새로운 양상이다. 같은 조사의 한나라당 지지율이 서울에서 35.3%, 대구/경북에서 56.6%인것과 비교했을 때 확연한 차이가 난다.
이 시장의 수도권 경쟁력은 양자대결에서 더욱 확고히 드러난다. 고 전 총리, 정 전 장관과의 3자 구도에서 이 시장은 충청권 지지율이 19.4%로 43.7%에 달하는 고 전 총리에 무려 24.3% 포인트나 뒤졌지만 서울에서 24.5% 포인트(52.7% : 28.2%), 인천/경기에서 16.8% 포인트(45.2% : 28.4%) 앞서며 전체 지지율에서 고 전 총리를 9.2% 포인트 앞섰다. 충청권에서 크게 뒤지더라도 수도권의 안정된 지지율이 뒷받침, 승리한다는 내용이다.
이같은 이 시장의 수도권 초강세는 서울시장을 지내면서 정부가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행정수도 정책에 강하게 반대입장을 나타낸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 시장의 지지율은 정부가 행정수도 정책을 추진하기 전에는 지지율이 5%내외였으나 정부가 행정수도를 무리하게 밀어부치자 수도권내 위기감이 확산, 이 시장의 지지율이 크게 상승했다. 여기에 이 시장이 추진한 대중교통체계 개편, 청계천 완공 등이 훌륭한 성과를 낸 것도 수도권 초강세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수도권이 어느 한 정당, 한 인물로 기울어지는 경우가 최초로 발생하면서 각당의 대선전략에도 큰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열린당의 경우 원래 우세지역이었던 수도권에서 뒤지자 '수도권 패배는 곧 대선 패배'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 있어 수도권내 호남출신, 2·30대 층을 중심으로 지지층 결집에 다시 나설 태세다. 본인의 의사에도 불구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을 '징발'하다시피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우려는 것도 이같은 수도권 여론 뒤집기를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강 전 장관이 서울시장이 된다면 그간 이 시장이 이뤄놓은 업적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질 것이고 결국은 이 시장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시장의 치적에 대한 '흠집내기'는 일부 언론과 열린당 인사들에 의해 지금까지 집요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강 전 장관이 서울시장이 될경우에는 서울시의 반론기회조차 없어 이 시장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한나라당은 대선 패배 이후 충청권을 잡자는 목소리가 여러차례 나왔으나 이 시장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의 한나라 결집현상이 나타나자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주장은 지난 2002년 대선 당시의 전략과 유사한 것으로 '수도권+영남'의 필승구도를 재현한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의 경우에는 행정수도가 공약으로만 존재해 수도권 주민들의 위기감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도권과 충청 모두 완패를 당했으나 지금은 경우가 다르다는 것. 여론조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충청에서 크게 뒤지더라도 수도권에서 압승하면 모두 만회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여론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 온 수도권 민심이 직선제 이후 최초로 어느 한 쪽으로 쏠리는 기현상. 영호남의 전통적인 지역구도에서 벗어난 이러한 새로운 지역구도 앞에 여야는 멈칫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