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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맹형규 의원이 31일 의원직을 사퇴하고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맹 의원은 "공정한 서울시장 경선을 위해 의원직을 사퇴한다"라고 밝혔지만 당내 유력 경쟁 후보인 홍준표, 박진 의원등에 대한 압박 카드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게다가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홍보물 등을 보낼 수 있어 타 후보에 비해 보다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다.
의원직이라는 기득권을 포기했다라는 점에서 맹 전 의원의 결단을 칭송하는 목소리도 들리지만 '무리한 도발'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아직 서울시장 후보가 결정된 것도 아닌데 무작정 의원직부터 사퇴한다는 것은 무언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만일 맹 전 의원이 의원직을 내 던지는 무리수를 감행했음에도 서울시장 후보가 되지 못했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던진 의원직이 아까워서라도 탈당 후 독자 출마할것인가? 아니면 지방선거 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다시 나갈것인가? 전자는 철새로 가는 길이고 후자는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면치 못할 것이다.
또한 의원직 사퇴가 당내 타 후보들에 대한 압박용이라면 홍준표, 박진, 박계동 의원도 의원직을 사퇴할 수 있다. 후보는 한명인데 4명의 의원이 잇달아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서울시장 자리에 '올인'한다면 후보가 되지 못한 나머지 3명의 전 의원들은 어떻게 되는가? 아까운 당내 인재들을 모두 잃고 마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맹 의원의 지역구는 서울이다.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쉽사리 당선을 자신할 수 없는 곳이다. 탄핵역풍으로 정말 힘겹게 일궈낸 서울 지역구 하나를 너무나도 쉽게 던져버렸다. 개인의 영달을 위해 당의 사정은 생각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또 홍준표, 박진, 박계동 의원마저 줄줄이 의원직을 사퇴한다면? 한나라당의 부담은 더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맹 의원은 그래도 송파갑으로 한나라당에 비교적 쉬운 지역구나, 홍 의원의 지역구(동대문을)는 매 선거마다 초접전을 벌인곳으로 쉽사리 수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곳이다.
맹형규 전 의원의 선택은 무리한 도발인가 아니면 꿈을 이루기 위한 기득권 포기인가. 결과는 앞으로 치러질 한나라당 후보 경선, 그리고 지방선거 결과에 달려 있다. 결과에 따라 맹 전 의원은 서울시장 맹형규가 될 수도 있으나 맹형규 전 의원으로 영원히 남을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