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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군의 경선레이스가 한창인 가운데 여론조사에서 홍준표 의원과 1,2위를 다투고 있는 맹형규 의원이 24일 ‘이색 출판기념회’를 갖고 서울시장을 향한 도약을 시작했다.
‘포스트 이명박’을 노리는 한나라당 서울특별시장 후보들이 앞다퉈 출판기념회를 갖고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홍준표 의원 작년 10월 27일, 이재오 원내대표 11월 3일, 박진 의원 작년 11월 14일)한 데 비하면 맹 의원의 출판기념회는 시기적으로 한참 늦은 감이 있다.
이를 감안한 듯 맹 의원은 영상과 음악을 십분 활용해 하나의 공연을 하는 것 같은 출판기념회로 다른 후보들과의 확실한 차별화를 꾀했다. 맹 의원은 특히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이명박 서울시장, 이재오 원내대표, 박희태 국회부의장, 이만섭 전 국회의장 등 당내외 유력 인사들을 대거 초청해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했다. 또 자신의 성장사 등을 영상물로 제작·상영하고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등 일반인들의 눈높이에 맞춰 다가가려는 노력을 보였다.
서울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된 자전에세이 ‘도시비타민 M’ 출판기념회는 맹 의장의 등장부터 참석자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우주의 수많은 별들 중 ‘가장 아름다운 별’인 지구, 그 안의 세계 여러 나라들 중 ‘서울’이 클로즈업 되는 영상이 상영되던 스크린이 내려가는 순간 그 뒤에서 웅장한 배경음악과 함께 등장한 맹 의원. 이는 마치 콘서트의 한 장면을 연상시켰다.
“대한민국과 한나라당, 서울을 위한 비타민 M(맹 의원 이니셜)이 되겠다”며 등장한 맹 의원은 곧바로 참석한 내빈들을 소개했다. 때마침 등장한 박 대표에 대한 소개부터 시작된 내빈소개는 20분 가량 지속됐으며 서울 각 구청장을 비롯해 직능단체장, 텔런트 전원주·여운계씨와 이회택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등 문화체육인들도 대거 참석했다. 이날 참석한 국회의원만 60여명에 달했으며 넓은 국제회의장에는 5000여명의 인파로 발디딜 틈 없이 북적댔다.
맹 의원은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 여러 생각을 했다”며 “나이먹어 은퇴를 앞두고서야 쓰는 자서전인데, 내가 과연 (자서전을) 쓸만한 인물인가 하는 부끄럽기도 한 묘한 느낌이 들었다”고 출판 소감으로 운을 뗐다. 지난해 10월 30일 정책위의장직을 사퇴하면서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맹 의원이지만 이번 출판기념회가 공식적인 출마선언이나 마찬가지다. 맹 의원은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삶의 궤적, 다짐과 각오를 담은 책이 ‘비타민 M’”이라며 “몸의 균형이 깨졌을 때 필요한 것이 비타민이듯 이 사회의 비타민이 되고 싶다”고 서울시장에 대한 ‘야심’을 드러냈다.
그는 “내 생긴 모습을 보고 부드럽고 온화하고 신사라고 하는데 사실이 그렇다”면서도 “그러나 엉뚱하게도 기자 시절 선배들이 붙여준 별명은 ‘맹형규+깡다구’인 ‘맹다구’다. 기자로서 어떤 것을 물면 끝까지 파헤치는 기질을 말해준다”고 강한 이미지를 부각, 너무 유하다는 지적을 반박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의 세월을 큰 탈 없이 헤치고 온 배경에는 맹다구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언론인이 인생의 제1기라고 한다면 정치인은 제2기이고 제3기로 새로운 출발은 다짐하면서 이러한 근성을 지키려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장’을 인생의 3기로 표현한 맹 의원은 “3기의 첫걸음을 떼는 지금 이 자리처럼 한결같이 살겠다”며 “좌충우돌하는 리더십에 절망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따뜻하지만 강한 리더십으로 소리 없는 엔진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당 정책위의장으로 활동하며 한나라당이 정책정당이 되고 지지율이 40%대까지 치솟는 데 자신이 상당한 기여를 했음을 강조하며 “시대가 요구하는 정책대안을 제시해 서민들이 안정되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또한 “미국 경제지표의 상징인 레이건이 대통령 후보 시절 연설을 통해 ‘경기침체는 이웃의 실직으로, 경기불황은 내가 실직한 것에서, 경제회생은 카터가 물러났을 때 온다’고 말해 당선됐다”며 “우리나라가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힘을 모아 서울을 살리고 대한민국을 살려야 한다”며 “서울과 대한민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덧붙였다.
맹 의원이 서울시장에 대한 포부를 한껏 드러내는 동안 배경으로는 ‘서울시청’ 영상이 나가고 있었으며 웅장한 배경음악은 그의 ‘다부진 결의’가 참석자들에게 그대로 전달되는데 한 몫했다. 또한 박 대표와 이 시장 등 내빈들의 이어지는 축사로 인해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음을 고려해 축사 사이사이 맹 의원의 장점 등이 영상물로 제작돼 상영됐다.<맹형규 의원 자전에세이 '비타민 M' 출판기념회 이모저모>
○… “연예인이 된 듯한 느낌이다” 이색 출판기념회를 마련한 맹 의원이 하모니카 연주를 위해 단상에 오르면서 한 말이다. 맹 의원은 이날 시각장애인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씨와 ‘고향의 봄’을 연주했다. 이들의 연주를 듣던 참석자들이 같이 노래를 흥얼거려 ‘출판기념회’가 아닌 맹 의원의 ‘하모니카 발표회’인 듯 착각을 불러오기도 했다.
전씨는 “맹 의원이 정치를 시작한지 10년이 지났다고 하는데 아직까지 SBS앵커 시절의 맹형규가 더 많이 생각난다”며 “좋은 의정활동으로 좋은 법안을 많이 통과시키는 그런 의원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맹 의원의 초등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참석하는 등 정치인이 아닌 ‘인간 맹형규’를 부각시키기도 했다.
전영애 선생님은 “천막교실에서 맹형규를 가르칠 때가 생각난다”며 “나중에 성장해 가장 기억나는 선생님이 누구냐고 물었을 때 나라고 해줘서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1965년 군대동기인 김관술씨는 “군입대하고 논산훈련소에서 훈련을 받은 뒤 서로 헤어졌지만 형규가 내가 있는 파주까지 와서 술을 사주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던 것이 아직까지 마음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 영상과 음향이 조화된 시각적인 출판기념회에는 또 다른 배려가 숨어 있었다. 바로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수화’이다. 내빈들의 축사 등이 있을 때는 수화통역인이 그들의 말을 수화로 통역해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