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법무부 출입기자들과의 술자리에서 “x도 모르는 xx들” 욕설로 언론의 호된 비난을 받은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이번에는 현직 검사로부터 맹 비난을 받았다.

    대검찰청 기획조정연구관 금태섭 검사는 지난 16일 검찰 내부통신망에 ‘소위 X파일 수사에 관한 법무부 장관의 발언에 대한 단상’이라는 장문의 글을 올리고 천 장관이 취중 X파일 수사를 비판한 데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글에는 검사 30여명이 지지 댓글을 올려 천 장관의 발언에 대한 검찰 내부의 불만이 적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금 검사는 “법률가라면 언론으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되는 사건에 대해서도 인권을 앞세워야 하는 것이 기본적인 직업윤리 규범”이라고 운을 뗀 뒤 “기본적인 직업윤리에 관한 문제는 지위의 높낮이에 상관없이 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 한다”며 글을 올린 배경을 설명했다.

    금 검사는 “X파일과 관련해 천 장관이 ‘돈을 받은 검사나 돈을 준 삼성이 기소되지 않았다고 해서 죄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혐의를 입증할 수 없다’고 기자들에게 발언한 것은 ‘권한을 가진 법률가는 그에 관한 개인적인 의견을 외부에 표현해서는 안되며 판사는 판결로, 검사는 공소장으로 말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법조 윤리규범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수사에 불만이 있었다면 왜 그 당시에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지 않았느냐”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불법을 근절해야 할 법무부 장관이 (불법)도청의 산물인 X파일 내용을 공공연하게 전파 확인해 준 것도 중대한 문제"라고 전제한 뒤 “천 장관의 발언은 (X파일에 등장하는) 검사들이 돈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말도 된다”면서 “(이런 식으로) 언론을 상대로 혐의를 암시하는 말을 하는 것은 등 뒤에서 총을 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천 장관은 지난 12일 기자들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보수 성향의 논객에 대한 원색적 비판에 앞서 안기부 도청 X파일 사건과 관련, “국민의 99%는 검사들이 떡값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삼성의 떡값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검사들에 대해) 두 사람(홍석현 전 주미대사와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이 대화한 것을 녹음했는데 그것보다 더 정확한 증거가 어디 있겠느냐” 등의 발언을 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해 말 홍 전 대사와 이 본부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