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내부에서 이단아로 불릴 정도로 당 지도부에 대한 잇단 공격을 서슴없이 펼쳐왔던 고진화 의원이 모처럼 열린우리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16일 열린우리당 내에서 ‘40대 재선의원 모임’을 중심으로 ‘40대 기수론’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 “저항∙도전∙비판의 가치에 머무른 낡은 깃발로는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고 의원은 이날 '40대 기수론, 낡은 깃발이 아닌 새 깃발이어야'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지난 해 연말부터 고개를 들고 있는 ‘40대 기수론’을 보면 왠지 모르게 맥이 빠져 버린다”며 “사이다인 줄 알고 뚜껑을 열었는데 김빠진 설탕물을 먹은 허탈한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특히 ‘40대 기수론’이 경쟁적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 데 대해 “열린당 유시민 의원의 장관 임명논란과 향후 지방선거의 위기의식”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으며 “민주∙반민주의 이분법적 사고와 민족경제론 등 과거의 저항∙도전∙비판의 구시대적 가치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또 “예전에 흔들던 낡은 깃발을 창고에서 찾아내 다시 흔들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현상황 위기 타개책으로 기수론이라는 낡은 깃발을 찾아내어 당청관계 재정립이라는 실로 꿰맨 후 다시 흔드는 데 지나지 않다”고 호되게 비판했다.

    그는 한나라당에서도 수면위로 떠오른 ‘40대 역할론’과 관련, “이미 95년에 등장했던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 결합론에 사용한 낡은 개념의 재탕이 아니냐”고 반문하며 “일견 세대간의 화합을 상징할 지 모르지만 전형적인 ‘줄서기’식, ‘형님먼저’식의 낡은 정치 행태에 40대가 편승하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기수론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기 위해 ▲능동적 책임의식을 가진 시대를 선도하는 새로운 창조력 ▲구체적인 정책과 로드맵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하는 미래의 비전 등을 통해 ‘시대적 소명’에 충실할 것을 당부하며 창조·미래·희망의 ‘새 깃발’을 들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고 의원은 이날 오전 BBS라디오 ‘고운기의 아침저널’에 출연, “여당의 일부 40대 기수론은 민주당과 다시 통합해서 선거에서 이기자는 뜻인 것 같은데 국민들이 원하는 희망과 비전은 보이지 않고 ‘합종연횡’ 정치공학적 접근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며 “한나라당내 40대 의원들은 민주·반민주 시대의 이분법적 사고나, 민족경제론적인 테두리를 벗어나 창조력과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깃발이 돼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