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이 11일 열린우리당 지도부와의 청와대 만찬 간담회에서 탈당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일제히 “탈당하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노 대통령이 어제 여당 지도부를 만나 ‘탈당을 고려했었고 언제든지 탈당할 수도 있다’는 기막힌 말을 했는데 이는 마치 ‘정계개편 할 수 있다’는 것으로 들린다”며 “말릴 사람 없으니 탈당하려면 하라”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노대통령이 지난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집권여당이었던 민주당을 탈당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례를 들면서 자신의 탈당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이는 대통령 자신이 지금을 임기 말로 생각하고 있고 레임덕을 우려한 것”이라며 탈당을 재차 요구했다. 그는 또 “대통령과 열린당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한 나라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없다”고 당∙청을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의 탈당설’과 관련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민주당은 지난해 기회 있을 때마다 노 대통령이 열린당의 당적을 떠나도록 권고한 바 있다”며 “때마침 본인 입으로 탈당을 언급했으니 지금 바로 탈당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이 기회에 열린당의 당적을 떠나 초당적인 국정운영을 해 정치는 잊고 경제에 ‘올인’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하면서 “(노 대통령이 탈당을) 지방선거 때 까지는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기다려봤자 뾰족한 수가 없다. 탈당은 우리가 계속 주장해 온 것”이라고 즉각적인 탈당을 요구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혹시 노 대통령이 민주당을 탈당해서 열린당을 만든 것처럼 또 이번에 열린당을 떠나 새로운 노무현 친위정당을 만들려는 것은 아닌지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며 “만일에 탈당을 전국 반전의 승부수로 하려고 한다면 국민들이 용납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