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개혁당파 김원웅 의원은 4일 유시민 의원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된 데 대해 “내세울 사람의 용도를 분별 있게 해야 한다”며 “이번 인사로 인해 당청은 이혼위기에 처했고 이러다간 당이 (노무현) 대통령을 밟고 일어서는 날이 올 수 있다”고 당청 심각한 갈등을 우려했다.
김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해 이같이 주장하면서 “지금 당의 분위기는 불길이 어디로 번질 지 모르는 공황상태이고 상당히 격앙되어 있다”며 “이번 사태로 인해 ‘조직에 대한 애정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지 않느냐, 출세의 논리만 남는 정글이 아니냐’는 식으로 조직보다는 개인이 우선인 분위기가 당 내에 팽배해있다”고 혼란스런 당내 분위기를 전하며 노 대통령의 인사정책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유 의원의 입각과 관련 “청와대 비서진이나 수석진은 참모이고 장관은 장수라면 이번 개각은 장수와 참모를 잘 구분하지 못했다”며 “정치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인데 심성으로 뒷받침되지 않는 이념은 국민들께도 의미가 없다는 교훈을 유 의원 사태와 연결해서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유 의원은 (대통령에게) 입의 혀처럼 편안한 사람으로 내가 대통령이었어도 유 의원을 귀여워할 것 같다”고 전제한 뒤 “내세울 사람의 용도를 분별있게 하는 게 필요하다”며 “장관이라는 자리에 대해 어느 정도의 무게나 전문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와 관련해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해찬 그저 대통령 비위 맞추기에 급급 물러나야"
김 의원은 또 “유 의원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인사 자체가 그렇다(문제가 있다)”고 유 의원을 비판하는데 그치지 않고 당청 간 의사소통 문제를 거론하며 “정세균 의장이 자신의 입각에만 매달려 당의장이라는 직책을 소홀히 한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싸잡아 비난했다.
김 의원은 이번 개각이 갖는 문제점이 “결과적으로 이해찬 국무총리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전제한 뒤 “대통령의 뜻과 다르더라도 소신있게 의견을 관철시키는게 총리가 하는 일이다. 대통령이 아무리 총애해도 '이 사람은 장관감, 이 사람은 참모감', 이런 식으로 구별하는 건의를 했어야 했다”고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이 총리에게 돌렸다.
그는 “이 총리는 지금까지 대통령 코드를 맞추는 게 아니라 그저 ‘맞고요 맞고요’라고 비위 맞추기에만 급급한 것 같다는 의구심마저 든다”며 “당의 의견이 여러 채널을 통해 많이 전달됐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건 이 총리에게 상당부분 책임이 있다는 것”이라며 이 총리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사회자가 분당가능성을 지적하자 “예를 들어 야당이 총리 해임안을 들고 나오면 이런 분위기 속에서 당을 보호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운을 뗀 뒤 “정치인은 구질구질하게 자리에 연연해선 안되며 물러날 땐 멋있게 물러나야 한다”며 “일단 이 총리가 책임지는 걸 통해 당청 간의 갈등을 서로 체면 세우는 걸로 수습해야 한다”고 거듭 이 총리를 압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