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 정권은 지난 3년 동안 계획적으로 대한민국을 흔들고 파괴해 왔다. 그야말로 무능정권, 꼼수정권, 파괴 정권이다”

    ‘개정 사립학교법 무효’를 외치며 2주 넘게 장외투쟁을 고수하고 있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8일 대전에서 열린 ‘사학법무효 및 우리아이지키기 운동 범국민대회’마저 성공의 연타석을 날리며 승승장구 했다.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병행투쟁론’을 단호하게 거절하며 눈물을 보이기까지 한 박 대표의 카리스마는 대전 장외투쟁에서 한껏 빛을 발했다. 한나라당의 대전 지역 소속의원이 한명도 없는 상황에서 이날 집회에는 6000여명의 대전시민들과 60여명의 소속의원들이 참석해 박 대표의 장외투쟁 강경일변도에 힘을 실어줬다. 



    "사학법은 전교조 시나리오대로 진행되는 전교조를 위한 법"

    비장함이 감도는 가운데 굳은 표정으로 단상에 오른 박대표는 강력한 투쟁의지를 천명하며 “(현 정권은) 코드에 맞춰 편을 가르고 남파간첩을 민주화 인사라고 한다 ”고 전제한 뒤 “이제 우리 아이들 마저 자기들의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고 현 정권을 맹비난했다. 박 대표는 27일 사학법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데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 달라는 국민의 요구를 전면 거부하고 나라를 망치는 길을 선택했다”며 “국민들이 이 정권을 거부하는 길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정 사학법의 문제점과 관련, “분명한 것은 이 법이 시행되면 교육현장은 전교조에 장악되고 학교는 잘못된 이념을 선전하는 곳으로 변한다”고 지적한 뒤 “지난 3년동안 역대 그 어느 정권보다 교육의 혼란과 불신을 가져온 정권이 자기들의 장기 집권을 위해 이제 우리 아이들의 망치겠다는 것인데 이대로 보고 있을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정권은 사학법이 사학비리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으나 사학법은 10년 전부터 전교조가 주장해 온 것”이라며 “전교조가 준비해온 시나리오대로 진행되고 있는 사학법 이야말로 전교조를 위한 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도 전교조에 의해 고발된 자신을 상황을 설명한 뒤 “고발당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기가 막힌다”며 “옳지 않은 게 옳은 것을 오히려 비난하는 이런 현실이야 말로 국가위기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부 여당을 향해 “지금 우리에게 민생을 챙기라고 하는데 이 정권이 언제부터 민생을 챙겼다고 민생을 이야기 하느냐. 서민경제 다 망쳐놓고 가장 큰 고통을 준 게 이 정권인데 민생 이야기 할 자격이 있느냐”며 “그렇게 민생이 중요했다면 민생법안 다 처리한 후에 날치기 사학법을 처리했으면 되지 않느냐고 답하자 아무런 대답을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란 나라가 바로 서고 국민들을 잘먹고 잘 살게 하는데 목적이 있다”며 “정권이 반대로 갈때는 국민이 나서야 한다. 나와 한나라당은 모든 것을 걸고 대한민국을 지키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전여옥 “아이들을 노 정권 홍위병 만들어 정권연장 하려 해”

    당내 ‘사학법 무효투쟁 및 우리아이지키기 운동본부’ 본부장인 이규택 최고위원은 “우리가 충청도에 온 이유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지키려 하기 때문”이라며 “사학법 날치기는 정권을 지키기 위한 음모”라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해 12월 30일 통과된 신문법과 지난 봄 통과된 과거사법을 거론한 뒤 “노 정권은 비판언론, 한나라당, 사학을 죽이고 결국 국가를 죽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근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이 ‘우파가 집권하면 역사가 후퇴한다. 정권을 10년간 더 잡겠다’는 발언을 한 데 대해 “사학법 날치기 통과는 저들의 정권을 지키고 이어가기 위한 음모라는 것이 드러났다”고 쉰 목소리임에도 불구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여옥 의원은 “우리의 부모님들은 아이들을 구김살 없이 밝고 건강하게 키우고 잘 가르치고 싶다는 소망으로 모든 것을 희생했다”며 “이 아이들 지키기 위해 우리는 목숨걸고 저 멀리 서독에 가서 푸른눈의 환자들의 똥오줌과 피고름을 받아냈다”고 분위기를 잡았다. 그는 또 “저들은 우리아이들을 노정권의 홍위병으로 만들어 100년 정당, 정권연장을 위한 수단으로 쓰겠다고 한다”고 강력하게 비난해 “역시 전여옥”이라는 탄성을 자아냈다.

    강창희 대전시당위원장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사학 종교계 대표들과 60여명의 의원들이 왜 거리에 나서게 됐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운을 뗀 뒤 “정부 여당은 사학의 비리 때문이라고 말하나 그것은 위장된 변명이며 우리의 반대 골자는 개방형 이사제 등 반미 친북 이념을 주입시키려고 하는 날치기 사학법의 독소조항 때문”이라고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졌다.

    특히 그는 “우리는 결코 부정한 사학을 지키려 하는 게 아니다”고 전제한 뒤 “전국 2777개 사학 중 비리가 있는 사학은 3%밖에 안되는데 날치기로 사학법을 통과시켰다”며 “비리 사학을 척결하려는 게 아니라 이를 빌미로 교육의 장을 이념 투쟁, 정치투쟁의 장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송광호 충북도당 위원장은 개정 사학법 반대투쟁을 강력히 촉구하며 “개방형 이사 한 명 들어가는데 무슨 학교에 문제가 있느냐는 논리를 펴는데 식초 한 방울만 떨어뜨리면 두부가 콩죽이 된다”며 “단 한명의 개방형 이사가 우리 사학을 망친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사학법을 막지 못하면 그 다음에는 국가보안법을 또 밀어붙일 것”이라며 “잘나가는 대기업에 좌파 인사 하나씩만 심으면 경제는 퇴보한다는 것을 국민들은 확실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집회 이모저모

    ▪ 한나라당은 올해 마지막 장외집회 투쟁지역으로 대전을 선택했다. 대전의 가장 번화한 은행동 차없는 거리에는 6000여명의 대전 시민들이 모여 다른 지역 지 않는 열기를 내뿜었다.

    ▪ "대전 번화가가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인파가 모인 것 같다"는 한 시민은 통행하는데 불편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시민 이종복씨(58)는 “개정 사학법은 악법”이라며 “나도 자식 키우는 부모라 남일 같지 않다”고 말했다. 진광민씨(78)는 “후손들에게 전교조가 가르치는 이념화 교육을 받게 할 수 없다”며 “한나라당은 뭐했느냐. 한나라당도 똑같다”며 정치권을 싸잡아 비난했다.

    ▪ 박 대표의 대중적 인기는 대전에서도 한껏 빛을 발했다. 박대표가 단상에 오르자 “대통령 해라”, “박근혜 최고”라는 말들이 주변에서 연이어 터져 나왔다.

    ▪ 대전집회에는 소속 의원 60여명이 참여해 그 어느 때보다 열기를 더했다. 특히 이날 의총에서 박 대표에게 쓴소리를 들었던 소장파 김명주 의원과 병행투쟁을 주장했던 김충환 의원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