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정의화 의원이 중앙당 홈페이지에 황우석 사태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국회의원 발언대'에 '당원동지들에게'라는 제목으로 올려진 이 글에서 정 의원은 "사랑하는 우리 국민들이 이번 일로 너무 우울해 하거나 체념하지 않기를 바랍니다"라는 말로 지금의 사태를 너무 비관적으로 보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의사출신이기도 한 정 의원은 계속해서 "저 역시 지금은 정치인이지만 의학도의 한사람으로서 아직도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구나 하는 참으로 참담하고 혼란스런 마음이다"라는 말로 자신의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나 정 의원은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이런 일이 벌어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드는 것은 비단 저만의 생각일까"라며 지금의 사태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계속해서 "황 교수사건은 이러한 자화상을 뒤돌아보고 깨달음의 시간을 알려주는 메시지라고 본다. 지금이 우리나라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정의와 원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의원은 "스스로 뒤돌아보고 반성하자. 갈등보다는 화합을, 분열보다는 통합을 이야기하자. 서로 화해하고 용서하자"는 희망적인 메세지로 글을 마쳤다.

    다음은 정의화 의원이 올린 글의 전문.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지금 우리 국민들은 체세포니, 줄기세포니 하는 전문가들만 알듯한 전문용어들로 인해 참으로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악몽같은 한해를 보내면서 사랑하는 우리 국민들이 이번일로 너무 우울해 하거나 체념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 역시 지금은 정치인이지만 의학도의 한사람으로서 아직도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구나 하는 참으로 참담하고 혼란스런 마음입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혹시 황우석교수가 오늘날 우리의 자화상은 아닌지…

    황교수의 그 변화무쌍하던 모습과 말들, 그리고 그 동안 황교수문제를 둘러싼 우리 정부의 행태와 순진한 정치인들의 모습, 일희일비하던 언론과 네티즌들, 그리고 함께 연구자로 올랐던 수많은 학자들까지….

    그들이 보여준 모습이 바로 우리의 자화상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근래 우리나라가 선동과 포퓰리즘이 난무하는 것을 보고 우려하는 국민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대한민국에 희망을 가집니다.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이런 일이 벌어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드는 것은 비단 저만의 생각일까요.

    지난 세기동안 우리의 역사는 일제의 만행과 해방 이후 비행과 가식 그리고 협잡들이 오늘의 우리로 왜곡시켰습니다.

    그 긴 세월의 잘못된 행위들이 우리 사회를 타락으로 몰고, 우리들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우리 국민을 아첨 잘하는 비굴한 국민, 불의에 감히 입을 열지 못하는 비겁한 국민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이 말에 속고 저 말에 속이며 살아왔습니다. 급기야 우리 사회를 병들게 만든 결과가 상징적으로 이렇게 나타난 것은 아닐까요.

    권력가는 권력가대로 정경유착, 관경유착에 빠져 자기만 잘살겠다고 설쳐대고, 지역 토호세력들은 ‘돈놓고 돈먹기’에 몰두하여 온갖 부귀를 다 누려온 병든 세상이 아니었던가요.

    황교수사건은 이러한 자회상을 뒤돌아보고 깨달음의 시간을 알려주는 메시지라고 봅니다.

    지난 세월을 돌아봅시다. 정의가 부정에 이기지 못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만 많이 벌면 최고인 세상이 아니었던가요. 정직하면 바보가 되는 세상이 아니었던가요. 이러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아닐까요.

    분명 그것은 우물안 개구리처럼 살아온, 그리고 개구리 올챙이 시절 잊고 살아온 우리에게 대명천지에 발가벗기고는 새롭게 출발하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이 우리나라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잠시 잊고 지냈던 아름다운 우리민족의 정신문화를 일깨우는 기회라고 봅니다.

    이기주의보다 이타주의를, 이웃과 함께 생각하는 공동체정신을 세워야합니다. 정의가 왜 필요하며, 원칙과 기본을 세우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돌아봅시다.
    그것은 진정으로 정직하고 건강한 사회만이 우리가 바라는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훌훌 털고 희망의 새해를 맞이합시다.
    스스로 뒤돌아보고 반성합시다. 갈등보다는 화합을, 분열보다는 통합을 이야기합시다.

    그리고 서로 화해하고 용서합시다. 이제 다시는 불의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약속합시다.
    다시는 이기적으로 살지 않고, 다시는 거짓을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면서 새해를 맞읍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그 많이 받은 복 이웃과 나눕시다.
    매일매일 눈물 나도록 웃음 짓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2006년 1월 새해 아침에

    건강사회 국회의원 정의화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