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 뀐 놈이 성낸다더니… 사건 연루 의혹자들, 연일 비판 발언사실상 대국민 사기극인 '권언유착' 게이트… 신속한 수사 필요해
  • ▲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17일
    ▲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17일 "MBC의 최초 보도는 한 종편 기자의 부적절한 취재 방식을 고발했을 뿐, 지목된 검사장의 실명을 언급하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의혹의 실체를 예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MBC 뉴스데스크 방송 화면 캡처
    소위 검언유착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동료기자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 판결의 요지는 간단하다. 이 기자가 비록 취재윤리를 위반했지만 협박과 강요는 없었다는 것, 오히려 ‘제보자X’라는 사기꾼이 파놓은 함정에 이 기자가 빠진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법원은 “언론의 자유는 우리 사회의 최후 보루인 만큼 취재 행위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언론 자유의 중함을 다시 환기시켜주었다.

    작년 초 MBC가 신라젠 사건을 취재하던 이동재 기자와 한동훈 검사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직후부터 한 언론(파이낸스투데이)을 통해 <MBC가 제기한 ‘채널A-검찰 유착의혹’, 무엇이 중한가(2020년 4월 2일)> <MBC의 검언유착 제기.. "수상한 ‘시나리오’ 냄새가"(2020년 4월 7일)> 등 관련 칼럼을 쓰면서 검언유착 사건이 오히려 여권의 정치공작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했던 필자의 입장에선 이번 재판결과가 당연한 사필귀정이라고 느낀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진상이 드러났지만 이 사건은 시작부터 비상식의 연속이었다.  

    채널A라는 대형언론사에 소속돼 훈련받은 기자가 요즘 시대에 어떻게 취재원(신라젠 대주주 이철 VIK 대표 측)을 만나서 “유시민은 솔직히 개인적으로 한 번 쳤으면 좋겠다” “유 이사장의 비위를 털어 놓으라”고 말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아무리 정의감이 넘친다고 해도 아무 힘도 없는 일개 기자가 여권의 유력인사 비위의혹을 취재한답시고, 그 유력인사 측근이라고 알려진 사람을 취재하면서 저런 식의 노골적인 협박을 했다는 주장부터가 이상했던 것이다. 게다가 이 기자의 강요, 협박 뒷배로 한동훈 검사와의 통화녹취가 있다고 주장했던 MBC는 결정적인 증거인 그 녹취를 끝까지 공개하지도 못했다. 애초부터 없었던, 사기였던 것이다.

    당시 썼던 <MBC의 검언유착 제기.. "수상한 ‘시나리오’ 냄새가"(2020년 4월 7일)> 칼럼 한 대목을 다시 옮겨본다. (참고로 이 글이 나가자마자 한 친문매체가 “‘박한명 칼럼’이라는 이름이 붙은 코너에서 필자는 “채널A 기자와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 검사장이 유착했다는 MBC ‘검언유착 의혹’ 제기가 이 프레임을 짠 쪽이 놓은 덫일 가능성이 농후해졌다”며, 첫 문장부터 극우적 시각을 대놓고 드러냈다”고 필자를 공격했는데, 돌이켜보면 이 프레임으로 한동훈을 치고 윤석열을 치려던 친문진영에서 상당히 놀랐던 것 같다.)

    질 나쁜 정치공작 퇴출 계기로 삼아야

    지금까지의 언론보도나 MBC의 어설픈 반박을 종합해보면 채널A 기자와 윤석열 총장 측근 간부와의 유착의혹은 어떤 준비된 시나리오에 따라 전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의 추론은 대략 이렇다. 신라젠 사건을 취재하던 채널A 기자는 애초 유시민에 관심이 있다기보다 제보자 지 씨가 떡밥으로 던진 ‘여야 의원 5명의 로비 장부’나 과거 보수정권 때의 검찰 출신 고위 인사들이 이철에게 수사무마 대가로 100억원을 요구했다는 의혹에 큰 흥미를 느껴 제보자 지 씨에 적극적으로 취재에 나섰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지 씨는 계속 미끼만 던질 뿐 어떤 결정적인 자료나 정보를 주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대화의 방향을 엉뚱하게 윤 총장 측근인 특정 검찰간부에 관한 것으로 집요하게 유도해갔다. 채널A 기자는 본능적인 기자 감각으로 제보자 지 씨 태도 등에서 뭔가 수상하다는 낌새를 느낀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특종 욕심에 조심스레 취재를 이어간다. 그러다 아뿔싸! MBC의 검언유착 보도는 이런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현재로선 MBC의 검언유착 폭로는 한마디로 대국민 사기극에 가깝다.

    - 필자가 지난해 4월 7일 파이낸스투데이에 기고한 칼럼 중에서

    이제 남은 것은 정치공작에 가담한 자들이 자신들이 벌인 행위에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물론 앞으로 2심, 최종 3심이 남아 있지만 1심 결과를 뒤집을 증거가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지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번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사실, 확인 가능했던 진실은 명확하다. 친문 어용언론 MBC와 이동재 기자 등을 고발하면서 범죄행위를 적극적으로 거든 민언련의 홍위병 역할, 이 정치공작에 수사지휘권까지 동원했던 추미애 전 장관의 위법적인 직권남용, 그리고 이 공작 시나리오 설계자의 가담자로 의심되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과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등에 대한 조사 및 수사가 어떤 식으로든 이뤄져야 한다.

    이번 재판 결과에 MBC, 추 전 장관, 민언련 등 이 사건 핵심 연루의혹자들이 연일 비판 발언을 내놓고 있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옛말을 떠올리게 한다. 검언유착 프레임을 씌워 무고한 사람들을 감옥에 보내고 정치적 숙청을 자행하려 했던 설계자는 누구인지, 핵심 가담자들은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 신속한 검찰수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