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 없는 허당 검증… 시민들은 '흑석 선생' 수사 소식은 왜 안들리는지 궁금해 한다
  • ▲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 ⓒ뉴데일리
    ▲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 ⓒ뉴데일리
    X파일 논란에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크게 흔들리지 않고 30% 안팎에서 유지되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한겨레신문 출신 김의겸 의원과 같은 여권 인사들의 내로남불 검증공세에 있다고 생각한다. 여권이 소리만 요란하고 실속은 없는 공갈포만 남발하고 있다는 얘기다.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의 논문 표절 의혹만 해도 그렇다. 김 의원은 며칠 전 국회에서 김 씨의 국민대 박사논문이 모 회사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베낀 것으로 운세 콘텐츠 특허 저작권을 도용한 것으로 사기죄가 될 수 있다고 폭로했다. 이 과정에서 김의겸은 보조금관리법 위반, 저작권법, 특허법, 사기죄 등 온갖 죄목을 열거했다. 역시 기자 출신 국회의원답게 디테일에서 단연 돋보이는 비판이었다.

    그런데 아뿔싸. 문제는 대중이 김 의원의 비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의원 본인이나 민주당 측에서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 여론을 잠깐만 살펴봐도 바로 알 수 있다.

    대중은 대권 유력 주자의 부인인 김 씨의 논문표절 의혹에 관한 것보다 여전히 '흑석 김의겸 선생'에 더 관심이 많았다. 청와대 재직 시 내부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한 것은 아닌지, 부동산을 구입하면서 일반 국민은 불가능에 가까운 거액 대출을 어떻게 받을 수 있었는지 그 미스테리한 사연 말이다.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한 흑석 선생을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는 소식은 왜 들리지 않는지 궁금해 한다.

    하다 못해 과거 '서글픈 내 고향 왜관'이란 칼럼으로 "난, 집 문을 나서면 바로 낙동강 백사장이 펼쳐지는 왜관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 나에게 고향은 '금모래 빛'이다"라며 소설적 기법으로 독자들 감수성을 한껏 자극했던 흑석 선생의 진짜 고향이 경북 왜관인지 아니면 문재인 청와대에 입성하면서 자랑하던 전북 군산인지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부당하다고 여기는 일부 국민은 스포츠의학 박사를 퇴폐적인 마사지 업소 사장으로 둔갑시켰던 '기자 김의겸'에 아직도 분노하고 있다.

    김의겸 헛발질, 한겨레와 기자협회는 구경만 하나

    "제 나이 또래에서는 한두 번 안 해본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MBC 기자의 경찰사칭을 별 것 아니라는 듯 치부한 김 의원은 아니나 다를까 유탄을 맞았다. 그의 정확한 워딩은 이랬다. "나이가 든 기자 출신들은 사실 굉장히 흔한 일이었다. 제 나이 또래에서는 한두 번 안 해본 사람이 없을 것이다. 심지어는 전화를 받는 사람들이 (발신자) 전화번호가 뜨니까 경찰이 한 것처럼 믿게 하려고 경찰서 경비전화를 사용한 경우도 많았다."

    필자가 알기로 발신자 전화번호를 표시해 알려주는 서비스 제공은 2000년대에 들어서야 본격화됐다. 김 의원 주장에 의하면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도 아닌 인권의식과 법치가 한창 진보해가던 선진화 시절에도 김 의원이 몸담고 일하던 한겨레신문사에서는 기자들 치고 경찰 사칭 한 두 번 안 해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후진적이고 사이비같은 언론사였다는 이야기가 된다. 기가 막힌 일이다.

    한국일보 기자 출신 정진석 의원은 "내가 김 의원보다 4~5년쯤 기자생활을 일찍 시작했다. 1985년 봄 한국일보에 입사해서 15년 꽉 채워 현장기자로 일했다...김 의원보다 먼저 신문사에서 일했던 나는 '경찰사칭 취재가 불법행위'라는 사실을 선배들로부터 교육받았다" "김 의원이 일했던 신문사의 취재윤리가 '경찰사칭 취재'를 당연히 여기는 수준이었나"라고 했다.

    툭하면 ‘라떼는 말야~’로 훈계하는 ‘김의겸 또래’ 586선배들이라면 몰라도 한겨레의 젊은 기자들은 누구보다 앞장서 일어나 김의겸에 분노해야 할 일이다. 윤 모 언론노조위원장은 "언론개혁을 말하는 언론인 출신 의원이 이런 방식으로 언론 전체를 잠재적 범죄집단처럼 묘사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했다"며 입장을 밝혔지만, 이 사태에 가장 먼저 입장을 밝혔어야 할 집단은 한겨레 기자들과 기자협회가 아닐까.

    언론노조위원장의 지적대로 언론을 잠재적 범죄집단처럼 묘사한 김의겸에 성명 한 장 내지 못한다면 기자협회의 정체성만 증명할 뿐이다. 결론적으로 김의겸과 같은 내로남불 공격수의 활약은 윤석열 지지율의 생명수와 같다. 허당 선생의 대활약에 앞으로 누가 웃고 누가 울게 될지 정국이 점점 더 흥미진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