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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투고] 다문화가족, 이질적 집단 아닌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여야

일자리·학업·진로 등 '현실성' 높은 정책으로 다문화가족 지원해야

송정훈(민족사관고 3학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입력 2021-07-19 19:07 | 수정 2021-07-20 13:51

▲ 지난 6일 대구 수성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다문화가족들이 지역 내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줄 여름 김장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사회의 다문화가족 비중은 국제결혼과 귀화자의 증가로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 신생아의 약 6%가 다문화가족에서 태어나고 있다. 정부의 기존 다문화정책은 결혼이주민의 정착 지원 및 차별금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런데 정작 다문화가족의 주된 관심은 일자리, 학업, 진로에 관한 것이며, 이주정착 지원이나 한국어 교육은 우선 순위가 아니다.

또한, 다문화가족 자녀는 정작 다문화라는 용어를 선호하지 않으며,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대접받고 자리잡기를 원하지 다른 사회집단으로 분류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다문화가족 24세 이하 청소년의 93% 이상이 한국 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이들의 성적, 진학, 직업에 관한 고민은 일반 청소년과 차이가 없다.  

다문화가족 자녀의 연령 구성을 보면 초등학생 및 그 이하 연령대가 77%를 차지한다. 그런데 다문화가족 자녀의 취학률은 연령이 올라갈수록 감소하여, 대학교 진학률이 50% 정도로서 전체 대학 진학률 70% 대비 20%p정도 낮다. 이는 노동시장 취업에 불리하게 작용하여 다문화가족 청소년은 취업률도 낮고 일용근로자 등 저임금노동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다.

미국 학계의 실증 연구결과에 의하면 13세 미만의 저소득층 아이들이 자라는 주거환경이 향후 소득, 직업, 결혼, 범죄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저소득층 아이들의 주거지 환경 개선에 대한 투자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한국도 다문화가족의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는 어린 자녀의 주거지 환경 개선에 더 관심을 두어야 한다.

서울시 공공데이터를 활용하여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다문화가족 초등학생 자녀의 분포와 자치구의 재정, 교육, 의료, 문화 등 사회경제적 환경을 분석해 보면, 초등학교에 다니는 다문화가족 자녀의 수가 많은 자치구의 지역총생산, 재정자립도, 금융기관, 사설학원, 도서관, 공연장, 의료인, 도시공원 등의 사회경제적 환경이 다른 자치구에 비해 뒤떨어지는 상황임이 확인된다. 다문화가족의 자녀가 상대적으로 뒤처진 인프라 환경에서 성장할 경우 학력, 일자리, 소득 등에 있어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

반면 1인당 사회복지예산, 교원 1인당 학생수 등에 있어서는 자치구별 차이가 없어 서울시와 교육청에서 일정 영역에서는 균등한 공공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해 왔음을 알 수 있다.

다문화가족의 어린 자녀들이 학교 졸업 후 직업을 갖고 세금을 내며 지역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이 되는 것은 한국 사회의 통합과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이들의 지역사회 안착을 위해서는 기존 주민과의 사회적 관계 형성이 필수적이므로 정부, 학교, 기업, 시민단체가 협력하여 다문화가족의 취업, 교육을 지원하고, 동호회, 멘토링 활동을 장려하여야 한다.

가령 다문화가족 자녀가 스포츠, 예술 등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인맥을 형성하고 교육 관련 정보를 제공받거나 일자리 추천을 받으면서 지역사회에 대한 귀속감이 높아질 수 있다.

다문화가족 자녀를 위한 정책은 명시적으로 특정 이주민 집단을 위한 것으로 표방하기 보다는 인종, 문화, 성별에 관계없이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정책으로 추진될 때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 내고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7월부터 17세 이하의 어린이가 있는 가족에 대한 세금 환급(child tax credit)을 개시하였는데, 그 주된 혜택은 흑인 등 저소득층이 입게 된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야당인 공화당의 협조를 얻기 위해 흑인을 부각시키지 않았으며 빈곤층 어린이를 위한 정책으로 제안한 바 있다.

우리 정부도 다문화가족 자녀를 위한 정책을 수립하여 집행할 때 이러한 정치적 유능함과 설득의 기술을 참조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서울시는 교육플랫폼 서울런(Seoul Learn)을 개발하여 저소득층 자녀에게 무료 강의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서울런이 양질의 온라인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저소득층 자녀들의 학력증진을 통한 소득향상에 기여한다면, 저소득층 가구 비율이 높은 다문화가족 자녀들은 실질적인 수혜자가 될 수 있다.

경제적 부담으로 양질의 교육에 접근이 어려웠던 다문화가족 자녀들에게 서울런은 새로운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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