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여당, 선거 막판 어떤 '필살기' 내세울까?
  •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낡은 파란색 운동화를 신고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낡은 파란색 운동화를 신고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이종현 기자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이라고 했다. 1920년대 후반 쯤….

    왜국(倭國)의 동경항(東京港)에서 양키나라의 나성(羅城)까지 바닷길을 달리는 여객선이 있었단다.

    8월의 어느 날 승객들을 태우고 출항을 해서 태평양을 건너고 있을 때였다. 승객들 중에는 왜국인(倭國人)과 외국인(外國人)들이 뒤섞여 있었고, 국적(國籍)이야 ‘왜국’이지만 조선 사람들도 몇몇 끼어있었다.

    그날따라 바다는 잔잔했고, 날이 몹시 더운 관계로 뱃전에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스피커에서 선장(船長)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객선 출항 전(前)에 착오로 인해 정원(定員)을 넘겼습니다. 그래서 배가 침몰하고 있습니다. 승객 여러분의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60명이 정원인데 64명을 태웠다는 거였다. 뱃전의 승객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발을 동동 구르며 모두가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러고 있길 잠시…, 갑자기 누군가가 크게 외쳤다.

    “대영제국 만세! 여왕 폐하 만만세!” 그리고는 바다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잠시 뒤….

    “성조기여 영원하라!”고 소리친 승객이 있었다. 물론 바다에 몸을 던졌다. 또 이어서….

    “비브 라 프랑스!(Vive la France 프랑스 만세)”에 이어, “풍덩!” 소리가 들렸다. 이제 정원(定員)을 맞추기 위해서는 1명만 배를 떠나면 된다. 이때….

    커다란 외침이 있었다. “대한독립 만세!” 그리고, “악!”하는 외마디에 이어 “풍덩!” 소리가 들렸다. 뱃전 승객들의 시선이 한곳에 집중됐다.

    조선 사람이 왜국인(倭國人)을 바다에 밀친 거였다. 며칠 후 배는 무사히 나성(羅城)에 도착했다나 어쨌다나….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봤을 아재 개그다. 1년 반여 전(前) 이 칼럼난을 통해 소개한 적도 있다. ‘토착왜구(土着倭寇)’와 ‘죽창가(竹槍歌)’ 타령으로 편 가르기가 한창일 때였다. 

    현재는 서울과 부산에서 ‘주물럭 심판’ 선거전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여론조사에 대한 시비(是非)가 계속되지만, 그 선거전에서 ‘그 당’ 후보들이 무척 고전(苦戰) 중이란다. 그 배경과 원인 중에 가장 큰 게 부동산(不動産)에 대한 계속된 정책적 ‘삽질’과 ‘X볼 차기’에다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 요즘은 흔히 ‘내’라고 한단다)의 ‘공정성’(空正性) 때문이라는데 이견(異見)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는 말들도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고 있다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라고나 할까. 

    “정부·여당이 2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투기 사태와 관련해 모든 공직자의 재산 등록을 의무화하고, 땅 투기한 LH 직원들의 부당 이익을 소급해 몰수하는 법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면서 이런 말씀도 쏟아냈다고 한다. ‘그 당’ 대변인이다.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부당 이익을 얻는 자는 (소급적용이 허용된) ‘친일반민족행위자’와 같은 반열로 규정해야 한다….”

    속담(俗談)에 “X 싸 놓고 제자리에서 뭉기는 소리”라고 했다. 소급입법(遡及立法)에다가, 갑자기 거기서 웬 ‘친일반민족’인가. 그것, 즉 ‘토착왜구’만 부르짖으면 만사형통(萬事亨通)이라서 그랬는지. 

    “그러면 LH 직원은 아니지만, ‘11년 간 농부님’은 상관없는 거냐?”는 호사가(好事家)들의 민망한 걱정이 나올 법도 한데….

    저잣거리에서 “무척 급하긴 급했나 보다”는 수군거림이 커지고 있다. 사실인 모양이다. 하긴 급하면 무슨 짓은 못하겠는가. 

    “더불어민주당은 26일 영주권이 있는 중국인들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이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서영교·우상호·김영호 민주당 의원 등은 26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앞에서 유세하며 서울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박 후보를 지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화교 3세인 장영승 화교협회 전 사무국장은 연단에 서서 박 후보 지지 연설도 했다….” 

    돌림병과 모래먼지에 이어, 뛔국과의 ‘운명공동체’ 관계를 실감하라는 주문이라고 해야 하나. ‘큰 산봉우리’에 기대고 싶은 주군(主君)의 뜻을 따르겠다는 거 같다고들 수군거린다. 뛔국에서는 ‘김치’와 ‘한복’(韓服)마저도 자신들이 원조(元祖)라고 우기 시작했다는데…. 이젠 표까지 구걸?

    이 나라 청춘들은 “앞에서야 쬐끔 남을까 말까하고, 뒤로는 엄청 손해 볼 짓거리”라며 비아냥대기도 한다고. 이 청춘들이 요즘 뛔국이라고 하면 질색을 한다질 않는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영주권을 갖고 투표권이 있는 외국인은 4만 5000명 정도라고 한다. 참고적으로 이들이 모두 뛔국인이며 전원 투표를 한다고 가정하면 약 0.53%의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20대 지지율이 상당히 낮게 나오자, 하시는 말씀이 수준급이란다. ‘주물럭 심판’ 선거에 출마한 ‘그 당’ 여(女) 후보께서 유세 중 외치셨다고. 
      
    “코로나 때문에 제일 힘든 것이 20대다. 일자리와 미래가 불안한 데 대한 불만이 아닌가 생각한다... 20대의 경우 과거의 역사 같은 것에 대해서는 40대와 50대보다는 경험치가 낮지 않나, 그래서 지금 벌어지는 여러 상황을 지금 시점에서만 보는 경향도 있다고 한다….”

    결국 급한 김에 나온 게, ‘그 당’의 여러 윗분이 항상 그래왔듯이 ‘핑계’와 ‘네 탓’이다. 그런데….

    옛말에 이르기를 “급할수록 쉬어가라”고 했다. 근간에 이 금언(金言)을 제대로 실천하셨다고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신 분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26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사를 들으면서 졸고 있는 장면이 TV로 생중계 됐다….”

    ‘순국(殉國) 장병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난하는 작자들도 있다고 한다. ‘좀스럽고 민망하게’ 모독이라니... 순국(殉國) 장병에 대한 추모의 묵념이 다소 길어진 것뿐이지. 선거운동이다 당·정(黨·政)협의다 해서 무지 바쁜 와중이었지 않는가. 

    더구나 이번 ‘주물럭 심판’은 안보와 크게 상관도 없으니, 너무 빡빡하게 표를 따질 사안도 아닌 듯해서….

    완급(緩急)을 조절할 줄 아는 진정한 정치인의 본색 아닌가. 그 ‘원내 대표’라는 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니까. 그건 그렇다 치고….

    넋두리가 길어졌다. 봄이 무르익어가면서 신통찮은 글을 보면 솔솔 잠이 올 테니, 이만 줄이기로 하자. 다만 저렇듯 노련·교활한 상대에 맞서 전투를 치루는 ‘국힘’무리와 지지자들에게 한 가지 충고를 해 보는데….

    ‘여론조사’라는 게 잘 알다시피 신기루라고 하질 않나. 그리고 ‘삽질’과 ‘X볼 차기’를 계속하면서 급한 결에 ‘핑계’와 ‘네 탓’을 내지르기도 하지만, 저분들에게는 항시 ‘비장(祕藏)의 카드’가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게다. 

    “정부가 코로나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게 29일부터 4차 재난지원금(버팀목자금 플러스)을 지급한다. 지원 대상 소상공인을 7개 유형으로 나눠 100만~500만원씩 지급한다….”

    나라 곳간털이야 이젠 상습적인 카드에 불과하다. 이번에도 약발이 크게 먹힐지 장담하긴 어렵다는 게 시장바닥의 평가란다. 

    그러나 약 100년(?) 전에 태평양을 건너는 국제 여객선 갑판에서 조선 사람이 펼쳐보였던 것과 유사한 ‘필살기’(必殺技)가 번쩍 등장할 수도 있지 않겠나.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임대차 3법의 시행 직전 본인의 강남 아파트 전세 보증금을 대폭 올려 이중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전격 경질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7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부동산 부패청산’이라는 문구가 인쇄된 마스크를 쓰고 참석했다….”

    이 정도를 ‘필살기’라고 하긴 너무 약하다. 앞이 더욱 궁금해진다. 긴장하라!

    “심판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李 竹 / 時事論評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