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애 사표로 비례대표 승계… 박병석 의장 권한으로 '문체위' 배정, 국토위행은 무산
  • ▲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승계받은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26일 국회의장실에서 박병석 의장을 예방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승계받은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26일 국회의장실에서 박병석 의장을 예방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김진애 전 의원의 사퇴로 비례대표직을 승계받은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26일 공식 의정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019년 서울 흑석동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청와대 대변인직에서 물러났던 김 의원이 약 2년 만에 '금배지'를 달고 정치권에 복귀한 것이다.

    당초 김 의원은 김 전 의원의 상임위였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로 배정받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배정돼 부동산 논란이 상임위 배정에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박병석, 국회의장 권한으로 김의겸 문체위에 배정

    김의겸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의장께서 문체위로 배정해주시겠다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국회법에 따르면, 비교섭단체 소속 의원의 상임위 배정은 의장의 권한으로 규정하고 있다.

    박 의장은 김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국회의원으로서)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균형감각을 갖추는 것"이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겨레 기자 출신인 김 의원은 청와대 대변인 시절이던 2018년 재개발이 예정된 서울 동작구 흑석동의 한 상가를 25억7000만원에 매입하는 과정에서 아내 퇴직금과 은행대출 등을 끌어모아 '부동산 몰빵' '흑석 선생'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듬해 3월 논란이 되자 청와대 대변인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지난해 4·15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려 했지만 부적격 판정을 받아 열린민주당 비례대표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그러다 김진애 전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로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지난 25일 비례대표직을 승계받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5일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 사직에 따라 비례대표 명부 순위 4번인 김의겸을 승계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의겸 문체위行에…민주당 전용기, 국토위로 사·보임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 의원이 김 전 의원의 상임위였던 국토위에 배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김 의원이 부동산 관련 입법과 정책 등을 입안하는 국토위에 배정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병석 의장이 직권으로 김 의원을 문체위에 배정하면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상임위 배정 배경에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 의원이 국토위로 배정되면서 문체위원이었던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토위원으로 사·보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