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교수, "애국심 있으면 정치해도 좋아"… '윤석열 모시기', 국민의힘 당권주자 과제될 듯
  • ▲ 지난 4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떠나고 있다.ⓒ뉴시스
    ▲ 지난 4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떠나고 있다.ⓒ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은지 보름만인 지난 19일 외부 일정으로는 처음으로 김형석 연세대 교수를 만나 '정치(政治)'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교수는 1920년 07월 06일 생으로 만 100세의 철학자다. 현실정치에 대한 조언보다 대선 출마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정치 철학'에 대한 '고견'을 구하기 위한 자리였던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 등의 보도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이날 서대문구 연희동에 있는 김 교수의 자택을 찾아 2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

    윤 전 총장의 첫 질문은 "교수님, 제가 정치를 해도 될까요" 였다. 이에 김 교수는 "애국심이 있는 사람, 그릇이 큰 사람, 국민 만을 위해 뭔 가를 남기겠다는 사람은 누구나 정치를 해도 괜찮다. 당신은 애국심이 투철하고 헌법에 충실하려는, 민주주의에 대한 열정이 있는 것 같다. 적극적으로 정치하라고 권하지도 않겠지만, 하면 안 된다는 것도 아니다. 너무 걱정은 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중앙일보는 보도했다.

    노교수 앞에서 '정치'라는 단어를 꺼내들며 '가능성'을 물어본 것으로 미뤄볼 때 정치 입문에 대해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압박감은 윤 전 총장의 다른 질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윤 전 총장은 "정치 관련 경험이나 지지 세력도 부족하다"며 김 교수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누구와 손잡고 정치를 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다.

    이에 김 교수는 "애국심 있고 그릇만 크면 된다. 그릇이 크다는 건 뭐냐. 많은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윤 전 총장이 유명해지거나 높은 자리에 오를 욕심으로 정치를 하겠다는 것만 아니면 지금 정치하는 사람들보다 안 되겠다, 걱정스럽다, 이런 건 없다"고 다독였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정치를 해도 잘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각종 인터뷰 등을 통해 "돈과 권력, 명예를 좇는 사람과 정신적 가치를 모르는 사람은 절대 행복할 수 없다"고 말해왔다. 그의 지론대로라면 윤 교수의 정치 입문을 말려야 하지만,  그의 조언으로 미뤄볼 때 김 교수의 눈에 비친 윤 전 총장은 오히려 정치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 전 총장이 "정부가 무리한 검찰개혁을 한다"는 언급에 김 교수는 "정부가 잘못했다고 본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개혁이 아니라 정권을 위한 개혁이다. 그건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라고 말했다.

    또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윤 총장의 질문에 김 교수는 "청와대나 여당에서 꺼내는 이야기는 국민 상식과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내 편은 정의고, 네 편은 정의가 아니다. 이런 이분법이 만연해 있다"며 "그걸 바로 잡지 않으면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없다"고 동의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윤석열 영입해야"

    윤 전 총장이 퇴임후 첫 행보로 김 교수를 만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석열 영입설'이 나왔다. 
    당장 4·7 보궐선거가 끝나고 치뤄지는 전당대회에서도 '윤석열 영입' 공약은 당권주자들의 숙제가 될 전망이다. 오세훈 후보가 4·7 보궐선거에서 승리, 서울을 수복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추대되더라도 공식은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당대표 출마를 준비중인 윤영석 의원은 "전당대회 당권주자들의 1호 공약이 '윤석열 영입'이 될 것"이라며 "이는 모든 후보들이 안고 가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민의힘 의원은 "현직 의원들은 '자기 자리 지키기'에 급급한 사정이라 윤석열 영입에 크게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예전 계파 갈등으로 당이 분열, 분당됐던 시절에 대한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윤석열 전 총장이 (입당을) 결정하면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