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루가 걷힌 ‘남북 관계’를 직시하며...‘협력’을 거론할 시점은 분명 아닐 텐데상대방의 호칭은 관계를 규정할 수도...
  • 李 竹 / 時事論評家

      “쓰레기들과 이를 묵인한 자들의 죗값을 깨깨 받아내야 한다는 격노한 민심에 부응하여 북남 사이 모든 통신연락선을 차단해 버린 데 이어, 우리 측 해당 부문에서는 개성공업지구에 있던 북남 공동연락사무소를 완전 파괴하는 조치를 실행했다.”

      ‘삐라 소동’부터 시작된 북녘의 투정(?)이 갈수록 꼴불견이다. 저간의 이런저런 경과와 배경·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언론매체가 장황하게 여러 각도에서 보도·분석하고 있는 만큼, 다시 거론할 여지가 없지 싶다. 이런 와중에 몇몇 일간지가 ‘단독’이라며 눈길을 잡으려는 기사를 보게 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6월 17일] 낮 12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고유환 통일연구원장, 임동원·박재규·정세현·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박지원 전 의원과 오찬을 함께 하며 경색된 남북 관계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간담회는 2시간 정도 진행됐다...”

      언론에서는 저들 참석하신 양반네들을 외교안보 전문가라고 했다. 두 시간에 걸쳐 대화가 오고 갔다니, 더군다나 전·문·가들이라니 모르긴 몰라도 획기적인 대안과 정책들이 제시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참석자들의 전언 형식으로만 보도되어 자세한 내용은 알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석하신 양반네들 전부가 직(職)에 계실 때나 평소에도 ‘조공(朝貢) 주도 평화’를 주창해 오시질 않았나. 그리고 ‘남북 협력’은 누가 뭐래도 ‘대북 퍼주기’라고 인식·인정·결행해 오셨다는 사실 또한 부인하기 힘들다.
      이제 이 나라 ‘국민’(國民)들도 경험에 의한 학습이 심화 단계여서 ‘척하면 삼천리’ 아니겠는가. 그래서 그런지 기자들도 저 양반네들이 무얼 지껄였는지에 대해서보다는 그 간담회를 주재하신 분의 말씀과 의중을 기사에 많이 다룬 듯했다. 아무튼...

      간담회에 참석하신 양반네들이 전했다는 내용 중에 이런 부분은 단연 눈길을 끌만했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해 국민이 얼마나 크게 실망했을까 걱정을 많이 하더라. 본인 충격도 말할 수 없고...”
     
      시비곡직(是非曲直)을 따질 마음도, 더더욱 비판할만한 능력도 없다. 단지, 걱정은 붙들어 매셔도 괜찮다고는 해야 할 것 같아서...
      말씀 가운데 ‘국민’은 이 나라 ‘국민’(國民) 뿐만 아니라, 이 나라에 살고 있는 ‘백성’(百姓)과 ‘인민’(人民)까지도 아우르시는가 보다. 그러나...

      ‘백성’ 일부와 ‘인민’들이야 실망할지 눈물을 쏟을지 알 수 없으되, ‘1948년 8월 15일 건국된 대한민국’의 ‘국민’들 대부분은 결코 실망하지도 안타까워하지도 않고 있다는 사실을 감히 알리고 싶다.
      애초부터 신기루였던 그 무슨 ‘남북 화해’가 제 모습을 드러냈다고 안심한다. 결코 바람직하지도 않고 가능할 수도 없는 바벨탑이 무너진 정도로 받아들일 뿐이다. 그건 그렇다 치고...

      정작 이 나라 ‘국민’으로서 궁금한 게 있다. 더군다나 요즈음의 그 ‘남북 관계’라는 게 북녘의 막말과 욕지거리가 휴전선을 마구잡이로 넘어오고, “싸워도 될 걸 말로 하는” 형국이니 더더욱 그렇다. 늘 상 품어왔던 의문인 만큼 누구라도 답을 해 줬으면 좋겠다.

      저렇게 외교안보 분야의 권위 있는 전문가들께서는 북녘 ‘백도혈통’(百盜血統) 오누이를 어떻게 부를까? 특히 저런 ‘특별한 간담회’[현장 취재 기자도 없다]에서는 어떤 호칭을 쓸까? 말씀들 중에 그 남매가 오르내리는 건 분명할 텐데...

      나이도 손아래이니 “정은이 이 녀석이...”라거나 “여정이 그 가시내가...”라고 할까? 그건 아닐 듯하고. 그저 “정은이” “여정이”?
      그도 저도 아니면, “김[정은] 국무위원장” 또는 “김[여정] 부부장”? 혹시 끝부분에 ‘님’자는 붙이질 않나? 최고가 됐든 둘째가 됐든 ‘존엄’(尊嚴)이라니까 하는 말이다. 그런데...
     
      하필 이 시점에서 되도 않을 궁금증은 왜 펼치느냐고?

      그저 그냥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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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대방에 대한 호칭은 양측의 관계를 규정짓는 하나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