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25만원' 尹 거부에 뿔난 민주당 … 이재명 "답답하고 아쉬워"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회담에서 윤 대통령 보인 모습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 대표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전국민 민생지원금 등에서 윤 대통령이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고, 가족 의혹과 관련해서는 함구했다는 것이 이유다.  

29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회담 종료 직후 당직자들에게 "답답하고 아쉬웠다"면서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두어야겠다"고 전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의 모습에 이 대표가 답답함을 느꼈다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의 핵심 의제인 전국민 25만 원 민생지원금을 윤 대통령이 사실상 거부한 것을 두고 불만을 표출했다. 

회담에 배석한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이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면서 "특히 우리당이 주장했던 민생회복 국정기조 관련해서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보였다"고 했다.

같은 자리에 있었던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대통령의 결단과 정부의 후속조치를 통해 추경안이 편성돼 국회로 넘어와야 하는데, 전혀 그런 의지 보이지 않았다"면서 "민생의 위기 상황 시급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고 했다. 

민생지원금을 거부한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역제안 하기도 했다. 이 대표도 윤 대통령의 제안을 거절했다.

천준호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결단해주면 빠르게 결정 집행될 수 있는 사안을 여야정 협의체로 넘기는 식"이라고 했다. 

비공개 회담에서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일방독주'를 지적했다고 한다. 

박 수석대변인은 "사실 회담에서 (윤 대통령이) 전혀 의지가 없었기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 영수회담의 핵심 의제로 꼽혔던 윤 대통령의 가족 문제는 비공개 회담에서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이 대표가 회담 전 모두발언을 통해 대통령 가족과 주변인들에 대한 의혹 해소를 요구했지만,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이에 응답하지 않았다. 

또 다른 화두였던 이태원 특별법,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해서도 윤 대통령은 부정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회담에서 양측이 유일하게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의료개혁에 대한 부분이다.

진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이 의대 증원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그 부분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겠단 얘기를 했다"며 "용산(대통령실)으로선 그게 성과라면 성과일 수 있겠는데 나머지 민주당이 제기한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은)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