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간담회서 "최순실 게이트 아주 잘 파헤쳐 주셔서 감사", 반문연대 비난하기도

  • 대권 도전에 나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복지 정책을 높게 평가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내부에서 비문계 인사들의 탈당 움직임이 감지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문 전 대표가 박 시장 등 비문계 끌어안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전 대표는 31일 서울 성동구 마장동주민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박 시장을 수차례 언급하며 유화적인 메시지를 쏟아냈다.

    문 전 대표는 "단순히 찾아가는 행정, 발굴하는 복지를 넘어서서 마을 공동체가 함께하는 복지를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며 "우리 박원순 시장이 잘하고 계시고, 구청장도 열심히 하셔서 이런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 '마을공동체와 함께하는 복지' 등 잘 됐지만, 그래도 더 이렇게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는 주민센터 직원들이 민원·행정·복지를 주민에게 직접 찾아가 해결하는 것을 골자로, 박원순 시장이 마을 복지생태계 조성을 명분으로 추진했던 사업이다.

    문 전 대표는 '찾아가는 행정'을 확대하고 자치분권 강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강하게 시사하며 주민들을 향해 "제가 박원순 시장님과 매우 친하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에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도 박 시장에 대해 "지지율하고는 무관하게 가장 잘 준비된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장 국정을 맡아도 지금 서울시정 하듯이 문제없이 국정을 수행할만한 분"이라고 한껏 치켜세웠다.

    특히 문 전 대표는 일간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요즘 언론이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아주 잘 파헤쳐주고 계셔서 감사드린다"며 "덕분에 국민들이 오래된 적폐 그런 민낯을 잘 알게 됐다. 앞으로 촛불혁명 완성하는 게 정치가 꼭 해야 될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의 반문(反文)연대와 제3지대 움직임에 대해선 "결국은 정권교체를 반대하는 연대"라며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것이 국민 대세이고, 정권교체를 해낼 사람으로 문재인을 지목하는 것이 국민 마음"이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가 마치 대통령이 다 된 듯 다소 오만한 태도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마장동 주민센터를 떠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오늘 박 시장에 대한 언급이 많았는데 향후 협력을 염두해둔 것인가'라는 질문에 "함께 힘을 모아서 정권교체도 해나가고, 또 정권교체가 이뤄진다면 함께 힘을 모아서 국정논의도 해나가겠다"고 했다.

    문 전 대표가 느닷없이 '박원순 띄우기'에 나선 것을 두고, 박 시장의 지지층을 포섭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최근 민주당 내부에선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 등 비문계 탈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비문계가 박 시장에게 탈당 합류를 제안했다는 주장마저 나도는 상황에서 혹여 박 시장도 이탈 대열에 가세하게 된다면 문 전 대표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비문계의 이탈을 막기 위해 박 시장 끌어안기에 나섰다는 얘기다.

    박 시장을 한껏 치켜세운 문 전 대표는 이날 "이명박-박근혜 정부들어 복지가 오히려 많이 퇴보하고 있다"며 "어르신 건강관리 잘 관리해 나가는 것은 국가 근간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서비스이고 중앙정부가 충분한 뒷받침 해줘야 되는데,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그런 점에 대한 철학 자체가 결여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현직 정부를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