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가는 곳은 표 떨어진다? 실제 선거 결과 살펴보니 '일리 있어'
  • ▲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20대 총선에 전남 순천에서 출마했던 노관규 후보가 SNS를 통해 심경을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을 상대로 맞이해 분투했지만, 막판 문 전 대표의 방문 탓인지 결국 패했다. ⓒ노관규 후보 페이스북 화면 캡처
    ▲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20대 총선에 전남 순천에서 출마했던 노관규 후보가 SNS를 통해 심경을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을 상대로 맞이해 분투했지만, 막판 문 전 대표의 방문 탓인지 결국 패했다. ⓒ노관규 후보 페이스북 화면 캡처

    지난 20대 총선에서 전남 순천에 출마했던 더불어민주당 노관규 후보가 지난 16일 SNS를 통해 문재인 대표의 순천 방문이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노관규 후보는 지난 이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마지막 날 문재인 대표 때문에 문제가 생긴 거라고 하는 분들도 계시다"면서 "여수·광양을 오셨는데 어떻게 순천만 오지 말라고 하기도 어려웠다 이게 제 운명"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호남에서 '문재인 가는 곳에 표 떨어진다'는 말이 당 내부에서도 있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노 후보는 지난 12일 문재인 전 대표 방문 당시 문 전 대표의 방문에 대해 별도의 언급이나 의미부여를 삼갔다. 그는 문 전 대표가 가고 난 뒤 이어진 유세에서, 문 전 대표를 이용한 유세보다는 순천시장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순천만~국가정원간 습지복원을 통한 세계 자연문화유산 등재 방안 제시 및 옥천호수 공원 등 물길 유입 등 지역공약을 내세우는 데 중점을 뒀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일 격전지 후보자가 지원유세를 온 문재인 전 대표를 거론하지 않은 것은, 문 전 대표를 언급하는 게 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같은 날 국민의당 구희승 후보는 문재인 전 대표가 지원유세를 오자 "선거가 다급하니 오지도 못하다가 단 한 표라도 주워보려고 '호남을 챙겼네' '호남을 사랑했네' '호남과 같이 가겠네'라고 한다"며 "그 말을 믿느냐"고 공세의 발판으로 삼기도 했다.

    나아가 "이미 호남 형제들은 문재인 전 대표에게 더불어민주당에 사망선고를 내렸다"며 "이번 총선이 끝나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은 이곳 호남에서 사라지고 없어지게 된다"고 선고했다.

    결국 문재인 전 대표 방문 당시 현장의 분위기는 몇몇 친노 지지자를 제외하고는 문 전 대표에 차가웠던 셈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2차방문에서 여수, 순천, 광주를 거쳐 전주를 방문했지만 해당지역에서는 단 한 지역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 ▲ 노관규 후보의 페이스북에서는 문 전 대표의 방문이 선거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 네티즌들을 찾아볼 수 있다. ⓒ노관규 후보 페이스북 화면 캡처
    ▲ 노관규 후보의 페이스북에서는 문 전 대표의 방문이 선거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 네티즌들을 찾아볼 수 있다. ⓒ노관규 후보 페이스북 화면 캡처

    그러나 노 후보가 페이스북에 올렸던 발언은 곧 삭제됐다. 문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몰려와 그를 비난하는 글을 계속 올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러 네티즌이 댓글에서 아쉬움을 표하는데도,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자들만 호남선거에서 패배하고도 맹목적으로 문 전 대표를 옹호하고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로 현재도 노관규 후보의 SNS에서는 문재인 대표의 순천 방문을 패배의 원인으로 꼽는 글들을 찾을 수 있다.

    한 네티즌은 "잘 달린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문 모 씨와 포옹하고 절하는 모습이 방영돼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며 "너무나 아쉬운 선거였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