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친박이지만 '호남 3선' 개혁적 이미지 공존…본선 경쟁력 유리하다 판단한 듯
  • ▲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23일 라디오에 출연해 "계파대표로 나가 계파의 승리가 된다면 당 대표를 뽑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후보단일화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23일 라디오에 출연해 "계파대표로 나가 계파의 승리가 된다면 당 대표를 뽑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후보단일화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오는 8.9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계 후보 단일화를 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단일화 제의도 없지만 받아들일 생각도 없다"며 "계파 대표로 나가서 계파의 승리가 된다고 하면 당 대표를 뽑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정현 의원은 23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솔직히 말해서 비박이 되면 안 되느냐. 비박이다 친박이다 따질 일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지금 벼랑 끝에 서 있는 새누리당을 살리기 위해 제 사리사욕을 내려놓고 당을 살려보겠다는 의미로 출마하려 한다"며 "저는 호남에서 1995년부터 약 23년 동안 출마를 해왔다. 새누리당에서 혈혈단신으로 여기까지 왔던 저 이정현이 당 대표가 된다고 하면 그 자체가 엄청난 변화고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당 대표에 출마해 '망치 정치'를 해보고 싶다"며 "우리 정치권의 잘못된 관행과 인식, 이런 부분들을 깨뜨려야겠다는 부분들이 많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당·청 관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게 제가 제일 잘할 것 같다"며 "제가 13년 간 대통령을 가까이 모시면서 철학을 잘 알고 시중의 여론이나 대통령께서 알아야 할 사안들에 대해 가장 잘 전달해왔다"고 자신했다.

    이정현 의원이 당·청 관계의 강점을 앞세워 단일화 제안을 사실상 선제적으로 거부한 셈이다. 이 의원은 최경환, 이주영, 원유철, 홍문종 의원 등과 함께 오는 8.9 전당대회에 친박계 후보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비박계에서는 정병국 의원이 거론되는 실정이다.

    이 의원이 단일화를 거부하고 있는 데에는 우선 친박계가 일방적으로 유리한 전당대회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의원은 확실한 친박으로 당·청 관계에서 유리하다는 점과 더불어 호남에서 3선이라는 개혁적 이미지가 공존하는 인물이다. 단일화를 하지 않을 경우, 되레 본선에 경쟁력이 다른 친박계 후보보다 앞선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다른 해석으로는 선수 등 단일화에 불리한 요소가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정현 의원은 비록 새누리당의 사지(死地)로 불리는 호남지역에서 3선을 했지만, 다른 친박계 후보인 이주영·원유철 의원 (5선), 최경환·홍문종 의원 (4선)에 비해 다소 불리함을 안고 있다.

    한편 이 의원은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사무총장 간 갈등에 대해서는 "시간이 지나면 잘 해결될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망하고 새누리당이 내년에 집권에 실패해도 계파를 따지면서 내 자존심, 내 주장이 옳다고 한다면 그건 정말 진정한 정치인도 아니고 국회의원으로서 마음 자세도 아닐 것"이라고 중립적 자세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