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략 강화·국민의당보다 낮은 정당지지는 해결해야할 과제
  •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 중 하나인 '더미래연구소'가 지난 21일 4.13 총선 결과에 대해 "제1야당에 대한 '순차적 심판'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이날 더민주 내 개혁성향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와 싱크탱크 '더미래연구소'는 국회의원회관에서 '4.13 총선 평가와 전망'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더민주 우상호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은 중도 외연 확장 전략을 계속해야 한다"며 "이번 총선은 승리이자 패배다. 원내 1당으로 자리매김했지만, 호남에서는 완패해 지지기반을 잃었다"고 자평했다.

    이어서 진행된 토론에서는 '분할투표'현상이 이같은 결과를 불러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역구는 더민주, 정당투표는 국민의당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토론자로 참석한 정한울 고려대학교 교수는 "지역구에서 얻은 표를 정당투표로 받지 못한 것은 더민주에 대한 심판의 의미"라면서 "국민의당은 전체적으로 야권표와 새누리당 표를 동시에 잠식했다"고 설명했다.

    또 "문재인 대표의 호남 방문은 최소한 두 번 방문한 정도의 효과는 없었다"며 "총선 기간 동안 문 전 대표의 호감도는 좋아졌다는 평보다는 나빠졌다는 이야기가 더 많았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표의 호남 방문의 직접적 효과가 있다면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더 컸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표에 대해 돌아선 민심이 정당투표에서 국민의당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실제로 국민의당은 서울(2.9%p), 인천(1.44%p), 광주(24.75%p), 경기(0.13%p), 전북(10.53%p), 전남(17.58%p) 등 더민주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에서 더민주보다 높은 비례대표 득표율을 기록했다.

    국민의당이 더민주보다 비례대표 득표율이 높으면서 더민주의 텃밭이 아닌 지역은 대구(1.12%p)와 경북(1.98%p) 두 군데에 불과했다.

    다른 토론자인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승리 이유를 새누리당의 총선 실수에서 찾았다. 그는 "새누리당이 이번 선거에서 자만에 빠져 있었다"면서 "김무성의 '옥새런'사태 등에 대한 국민적 분노와 심판이 있었다"

    이어 "2016년에는 더민주가 대표와 당명을 바꾸고 경제 및 안보 분야의 정책적 입장을 중간으로 옮겼다"며 "2012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복지공약 등을 통해 중도로 이동했던 것과 같은 행태"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향후 선거에서는 전략적으로 서울과 경기, 충청권을 더 붙잡아야 한다고 훈수를 뒀다. 이 교수는 "인구구조가 저출산 고령화로 가고 있고, 충청 유권자는 호남보다 많아지고 있다"면서 "호남뿐 아니라 서울·경기·인천을 장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이 비록 총선 승리로 원내 1당이 되긴 했지만, '우리도 같은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낸 대목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4.13 총선 닷새 전인 지난 8일 광주를 찾아 "(호남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저는 미련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광주 선거에서 국민의당에 지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